이번 연구는 선행 연구들에서 밝히고 있고, 또 원어민 교사가 학습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되는 긍정적인 영향중에서 문화학습에 대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였다. 사생활에 대한 질문들로 설문지를 구성하고 학습자들이 한국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문화적 인식과 북미권 원어민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인식이 다르다는 것을 원어민 교사로부터 학습하였는지, 각 문화권 별로 통용되고 있는 제스처(gesture)로 질문지를 구성하고 이를 얼마나 학습하였는지 두 부분으로 나누어 실행하였다. 비교를 위하여 원어민 교사가 있는 S 고등학교 75명의 학생과 원어민 교사가 없는 T 고등학교 76명의 학생들을 각각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보고 진행하였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원어민 교사를 통해 문화학습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받은 실험집단인 S 고등학교 학습자들이 통제집단인 T 고등학교 학습자들보다 영어권의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을 더 잘 알고 있으며, 영어권 문화에 대한 이해가 더 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설문지(1)에서는 실험 집단인 원어민 교사가 있는 S 고등학교 학습자들보다 원어민 교사가 없는 T 고등학교 학습자들이 북미권의 사생활에 대한 문화적 인식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지(2)에서는 실험 집단인 S 고등학교의 학습자들의 평균이 더 높게 나타났으나 통계상의 0.05 유의 수준에서는 그 차이는 유의미한 차이가 아니라고 나타났다. 이렇게 두 개의 설문지 분석을 두고 볼 때 선행연구에 따른 원어민 교사를 통해 문화학습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받은 학습자들이 영어권의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을 더 잘 알고 있으며, 영어권 문화에 대한 이해가 더 깊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것이 잘못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번 연구의 방법과 절차상의 몇 가지 제한점이 있는데 그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의 영역에는 많은 부분들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사생활에 대한 질문과 제스처라는 영역을 제한하여 문화적인 요소의 학습을 점검하였으므로, 다른 문화 영역의 요소로 질문지를 사용하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둘째, 질문지의 배부 및 수거와 결과 해석에서 여성과 남성의 구분을 두지 않고 진행하였음으로 여성과 남성의 구분을 두고 비율을 일정하게 조정하여 진행할 시에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원어민 교사에게서 고등학교 1학년 때 1년간의 수업을 받은 것으로 예상되는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로 이어가면서 장기간 원어민 교사의 수업을 들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실시 할 때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비록 본 연구에서 원어민 교사가 있는 학교의 학습자들과 없는 학교의 학습자들 사이에 별다른 차이점이 없고 심지어 원어민 교사가 없는 학교의 학습자들이 문화학습에 뛰어난 성취를 보인 것은 사실이나, 유학이나 연수를 다녀 온 학습자들이 타 학습자들에 비해서 높은 이해력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원어민 화자가 학습자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틀렸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본 연구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몇 가지 제언을 제시한다. 첫째, 원어민 화자가 학습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부정할 수 없으나 원어민 교사가 있는 학교의 문화학습 성취도가 낮았다면 원어민 교사들의 수업 방식이나 학생들에게 타 문화를 이해하도록 동기를 제공하는 원어민 교사의 이미지 등을 고려하여 수업을 재설계하여 학습자들의 문화학습 성취도를 살핀다면 원어민 교사의 문화학습에 대한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원어민 교사가 있는 학교로 선정되어 연구를 진행했던 S 고등학교의 원어민 교사 중의 한 명, 특히 연구를 진행하는 전제가 된 1학년을 전담하고 있는 원어민 교사는 학습자들로부터 많은 불만을 사고 있었으며, 수업 방식 역시 비 원어민 교사도 가능한 팝송 듣기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원어민 교사에게서 기대되는 문화적인 부분에서 학습자들에게 도움을 주리라 기대되지 않았다.
둘째, 비원어민 교사가 문화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하였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 학습자들의 설문지 평균 결과가 높은 것으로 보아, 비 원어민 교사가 학습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제스처와 같은 문화의 한 영역에 대한 수업을 명백하게 진행하였을 때, 원어민 교사가 수업 중 제스처를 취하되 그 제스처에 대하여 별다른 언급 없이 학습자 스스로가 습득하도록 수업을 진행하였을 때와 원어민 교사가 제스처를 취하고 그 제스처를 학습자들에게 설명을 하는 수업을 진행했을 때 그 효과를 비교할 수도 있겠다.
원어민 교사에게서 학습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 하리라 기대되는 효과는 원어민 교사를 학교에 배치한다고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며 원어민 교사 초청 사업은 각 학교에 몇 명의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여 끝나는 것이 아니다. 원어민 교사를 초청하는 부분에 노력을 기울 일 때가 아니라 이제는 초청한 후 원어민 교사의 체계적인 수업 방식을 연구하여야 하며 초청되어 온 원어민 교사가 그 개인의 책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학습자들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런 노력이 없는 원어민 교사를 통해서는 언어 학습에 도움을 받기는커녕 영어권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학습자들에게 생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