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학생들의 영어 이해와 산출 과정에 나타난 간섭현상의 비교

Author(s)
최숙경
Advisor
조재형
Department
교육대학원 영어교육
Publisher
The Graduate School, Ajou University
Publication Year
2007-02
Language
kor
Abstract
본 실험은 ‘모국어의 간섭이 새로운 목표언어의 학습에 있어 학습자가 이해하고 산출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어려움을 가져오는가?’라는 연구 주제를 가지고 다음과 같은 가설의 검증을 위해 분당에 위치한 인문계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 131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설정된 가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목표언어의 개별 문법 영역(일부는 하위 범주)을 학습자가 이해하거나 산출할 때 모국어의 간섭에 의한 오류의 빈도수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둘째, 모국어의 간섭에 의한 오류는 학습자의 성취 정도에 따라 목표언어의 개별 문법영역(일부는 하위 범주)에서 빈도와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셋째, 목표언어의 개별 문법영역에서 모국어의 간섭에 의한 오류의 빈도는 학습자가 이해하는 과정과 산출하는 과정에서 비례할 것이다. 실험방식은 언어습득 및 학습의 과정에서 모국어의 간섭이 작용하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학습자가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객관식 형태의 문제를 출제하였고 산출하는 과정에서 모국어의 간섭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방법상 구어보다는 문자가 자료의 수집, 분석, 통계에 용이하기 때문에 통제작문 형식의 주관식 문제를 출제하였다. 실험 자료의 내용은 1차 실험과 2차 실험 자료에서 모두 동일하게 상이한 언어 체계를 가진 두 언어를 학습할 때 이미 내재되어 있는 선행 언어의 지식이 후행되는 새로운 언어의 학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하여 주로 문법형태에 있어 한 쪽 언어에는 존재하지만 다른 쪽 언어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그에 상응하는 문법 형태가 비록 존재하더라도 구조적으로 다른 경우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또한 본 논문에서는 선행 연구들의 결과를 참고하여 동사의 시제, 관사, 명사의 수, 전치사, 형용사와 부사라는 항목을 실험 연구의 내용 영역으로 정했으며 각 해당 영역에서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학습자가 영어를 학습하거나 표현할 때 구조적으로 가장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세부적인 어법의 차이들을 주요 평가 요소로 삼았다. 실험 절차는 객관식 테스트를 목적으로 한 1차 실험의 경우, 5회에 걸쳐 20문항, 혹은 30문항으로 이루어진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배부한 후 40분간 풀게 하였으며 피드백을 주지 않고 답안지를 바꾸어 각자 채점하게 한 후에 수거하였다. 비록 출제형식은 다르지만 출제 내용이 같거나 비슷하기 때문에 1차 실험에서의 결과가 2차 실험에 영향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 간의 시간적 공백을 갖은 뒤, 다시 2회에 걸쳐 통제작문 형식의 주관식 문제 25문항씩을 40분간 풀게 하였고 채점 없이 시험 종료 후 바로 수거하여 모든 자료의 수집을 완료하였다. 모국어의 선행지식이 후행되는 목표언어의 이해에 어느 정도의 어려움을 가져오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고안 되었던 1차 실험 자료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전체 피 실험 집단의 영역별 평균 성취도는 영역별로 다소간의 차이를 보였는데 명사의 수 45점, 관사 44점, 동사시제 41점, 형용사와 부사 40점, 전치사 37점의 순이었고 이들 영역의 총 평균은 41.4로 3월에 시행되었던 전국연합 모의고사의 외국어 영역 평균점수62.5보다 21.1점이나 낮았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지문을 읽고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용을 파악하는 평가 방식에 익숙한 피험자들이 목표언어에서 모국어의 간섭이 심할 것으로 예측되는 문법영역에 초점을 맞춘 단문들의 기능어나 문법형태의 구조적 차이와 용법을 묻는 평가방식에서는 전반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상당히 취약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전체 피험자들을 수준별로 상, 중, 하 세 집단으로 나누어 분석한 자료의 결과는 상위권의 경우 명사의 수에서 51점으로 가장 높았고 동사시제, 관사, 형용사와 부사 순이었으며 전치사가 38점으로 가장 낮았는데 전치사의 경우는 중위권 평균점수 39점보다도 1점이 낮았다. 중위권에서는 역시 명사의 수에서 가장 높은 성취도를 보였으며 관사, 형용사와 부사, 전치사 순이었고 동사의 시제에서 가장 낮은 평균점수를 얻었다. 반면 하위권에서는 관사에서 가장 높은 성취도를 보였고 동사시제, 명사의 수, 형용사와 부사 순이었으며 상위권과 마찬가지로 전치사에서 가장 낮은 평균점수를 얻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목표언어의 이해에 있어 모국어의 간섭이 학습자에게 미치는 어려움의 정도는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문법 영역별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목표언어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모국어의 간섭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 되었던 2차 실험 자료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전체 피 실험 집단의 영역별 평균 성취도는 1차 실험 결과와 마찬가지로 영역별로 다소간의 차이를 보였는데 명사의 수 22.3점, 형용사와 부사 26.5점, 전치사 28.8점, 관사 29.3점, 동사시제 36.3점의 순이었고 이들 영역의 총 평균은 28.6으로 1차 실험 결과 보다 12.8점 낮아졌으며 3월에 시행되었던 전국연합 모의고사의 외국어 영역 평균점수 62.5보다는 무려 33.9점이나 낮았다. 이 실험 결과로 미루어 볼 때 목표 언어의 이해와 목표 언어의 산출은 언어습득에서 다른 차원의 영역이며 따라서 각 영역에서의 숙달을 위해서는 다른 학습 전략과 다른 방법적인 훈련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특히 모국어의 간섭현상과 관련된 영역의 산출과정에서의 숙달은 이해과정보다 좀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목표 언어에서 상당한 성취도에 도달한 학생들조차도 많은 error와 mistake를 반복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체 피험자들을 수준별로 상, 중, 하 세 집단으로 나누어 분석한 자료의 결과는 1차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각각 다른 영역별 성취도 양상을 보여 주었는데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목표언어의 산출과정에 있어서도 모국어의 간섭이 학습자에게 미치는 어려움의 정도는 학습자의 수준에 따라 문법 영역별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1차 실험과 2차 실험의 자료를 비교해 본 결과 ‘목표언어의 개별 문법영역에서 모국어의 간섭에 의한 오류의 빈도는 학습자가 이해하는 과정과 산출하는 과정에서 비례할 것이다’라는 세 번째 연구가설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과 같이 두 차례에 걸친 실험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모국어의 간섭이란 목표언어의 습득에 있어서 학습자 개개인의 성취정도와 상관없이 여전히 이해의 측면에서나 산출의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과 오류를 초래하고 있으며 목표언어에서 일정정도의 수준에 도달된 이후에도 그 언어의 사용에 있어 반복적인 mistakes을 유발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한번 처음의 논지로 돌아가 현재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흐름 및 지향 점과의 관계 속에서 본 실험 결과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영어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이 목표언어의 유창성을 배양하고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시키며 그 목표언어를 둘러싼 해당 문화의 이해에 있다고 국민 공통 과정 교과서 서문은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유창성’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정의에 의하면 유창함이란 읽거나 말하는 것이 통달하여 물 흐르듯 거침이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우리나라 영어 교수-학습 방식의 성과를 판단해 본다면 적어도 절반의 성공은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여 진다. 과거의 평가 방식인 학력고사에 비해 많은 양의 정보를 빠른 시간에 처리하여 핵심적인 정보를 찾아내는 것을 주요 평가 요소로 삼는 수능 체제는 적어도 읽기 영역에서 학생들의 속도에 관한한 과거 학생들에 비해 놀라울 만한 성과를 이루어 냈다. 그러나 읽기능력과 관련된 유창성의 속성이라는 것이 과연 속도에만 국한된 문제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반문의 여지가 남아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유창성의 습득을 과제로 하는 또 다른 측면인 말하기와 쓰기 영역에서는 수능 체제가 과거에 비해 두드러진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말하기 와 쓰기란 언어의 습득에 있어서 읽기와는 다른 독립적인 영역이므로 각각의 영역에서 해당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각도에서의 방법적 노력이 취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별 단위의 학교 현장에서 이들 영역은 교수-학습의 과정에서나 또는 평가의 요소로써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교육 자료나 교수-학습의 방식, 평가의 형태는 말하기나 쓰기 영역에서의 유창성을 습득하는 데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유창성과 관련한 현재의 교육 여건 속에서 가장 열악한 것 중의 하나는 교사와 관련된 부분이다. 배두본(1999)은 유창성의 습득과 관련하여 영어 교육이 영어의 유창성을 기르는 데 목표를 둔다면 영어 교사도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가 유창하게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라는 대목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영어 교사의 대다수가 언어의 유창성을 고려하지 않은 언어습득이론에 근거한 방법적 접근법에 의해 교육받은 세대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재교육과 지속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교사 개개인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판단되어 진다. 그러므로 언어 교육에 있어 ‘유창성’이라는 측면은 교수-학습의 방식이나 평가방식, 교육주체, 혹은 교육자료 어느 하나를 단기간에 바꿈으로서 도달되어 질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교육여건의 전반적인 체질의 변화와 관련된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조급하게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거나 단기간의 임기응변식 조치가 취해져서는 안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방법적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상과 같이 살펴본 유창성의 획득이란 측면은 언어의 습득에서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는 있지만 유일한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문용(1991)은 언어습득과 관련하여 ‘언어습득이란 문법의 내재화(internalization)를 의미한다.’라는 명제를 강조했다. 언어 교육에 대한 사회적 기대이자 요구인 의사소통기능은 언어능력의 ‘유창성’뿐만 아니라 ‘정확성’이라는 측면을 필요로 한다. 의사소통은 언어 수행의 속도와는 크게 상관없으며 ‘거침없는 어휘의 나열’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의사소통은 가장 단순한 형태라 할지라도 목표언어의 구조 속에 적절한 어휘를 위치시킬 때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어떤 방법적 접근방식에 의해서든 우리가 목표언어의 구조(문법)에 대한 학습과 이해를 기본적인 토대로 삼지 않고서는 한 언어를 습득하여 원활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모든 언어는 각 언어마다 독특한 고유의 통사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모든 모국어를 학습하는 어린이들은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간에 그 체계를 매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내재화 하는데 성공한다. 비록 외국어를 학습하는 상황이 모국어를 학습하는 상황과 여러 면에서 크게 다르다 할지라도 목표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서 학습자는 새로운 통사구조를 익히고, 그 문법을 숙달하는 데 성공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언어의 통사구조를 이해하고 학습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그 새로운 언어의 통사체계가 모국어와 비교하여 구조적인 차이가 크면 클수록 이해하고 산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다. 그 이유는 학습자의 머리 속에 내재된 모국어 언어체계의 선행지식이 새로운 언어의 통사구조를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간섭현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습과 교수의 주체는 언어의 습득과 관련하여 그와 같은 부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간섭현상이 심한 문법영역의 일부 세부적인 어법들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원활한 의사소통에 있어 상당한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의사소통이라는 언어적 기능과 관련하여 ‘언어의 정확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정확성’이라는 것은 ‘유창성’이라는 측면에 못지않게 언어습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따라서 무시되거나 소홀히 다루어 질 수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 실험의 결과를 통해 우리는 언어습득의 ‘유창성’이라는 측면을 중심으로 한 평가방식에 의해 높은 성취도를 보여 주고 있는 학습자들이 언어습득의 정확성에 근거한 평가 방식으로 출제된 실험 자료에서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예상 밖의 저조한 성취도를 보여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실태와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언어의 습득이란 ‘유창성’이나 ‘정확성’중 한 측면만을 강조하거나 고집해서는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다. 또한 언어 교수-학습에 있어 이 두 가지 측면이 양립할 수 없는 대립적인 속성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현시점에서 우리는 ‘유창성’ 일변도의 우리의 교육적 지향점이 과연 올바른지 문제점은 없는지 한번 진지하게 숙고하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적어도 우리가 많은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시작한 제 7차 교육과정의 대표적 평가 방식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균형 잡힌 외국어 능력의 습득을 위한 평가 척도로써 얼마만큼 타당하고 신뢰할 수 있는지 반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와 같은 교육적 풍토 속에서는 대학 입학시험의 평가 형태가 교수-학습방식 및 교육전반에 걸친 모든 영역에서 방향을 선도하고 내용과 형식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URI
https://dspace.ajou.ac.kr/handle/2018.oak/16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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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Graduate Schools > Graduate School of Education > English Education > 3. Theses(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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