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리사회의 현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미세먼지 사례를 활용하여 개인들의 적극적인 위험 대응행동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요인과 위험지각 요인의 작동기제를 다차원적으로 조망함으로써,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위험에 직면한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적극적 행위자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먼저 기존 위험연구의 경향과 위험에 대한 대응행동을 다루는 주요 연구 및 이론들을 정리하였고, 미세먼지 위험에 대한 대응행동을 예방행동 차원의 개인적 대응행동과 문제해결을 위한 참여를 의미하는 사회적 대응행동으로 구분하였다. 개인들의 위험에 대한 대응은 어떠한 위험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 대응행동을 다루는 기존의 이론들은 커뮤니케이션 요인과 위험지각 요인들을 간과하거나 개별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두 이론적 관점을 종합하여 위험 대응행동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 가능한 모형들을 제시하고, 모형 간 비교를 통해 가장 적합한 위험 대응행동 모형을 선정하였다. 최종 모형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요인과 위험지각 요인이 위험 대응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과 대응행동 유형에 따른 변수들의 상대적인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개인이 지각하는 미세먼지 위험에 대한 통제가능성이 위험 대응행동에 대한 효과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도 확인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사회구조와 인성(SSP) 관점에 따라 다중집단 구조방정식과 집단별 통제가능성의 상호작용 효과를 확인하여 개인들의 사회구조적 위치에 따른 개인적·사회적 대응행동에 대한 기제의 차이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위험 대응행동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모형으로 선정된 최종 모형을 통해 변수 간 직접효과와 간접효과를 확인한 결과, 개인적 대응행동에는 위험지각 요인이 사회적 대응행동에는 정책신뢰를 매개로 커뮤니케이션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응행동의 유형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작동기제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둘째, 위험 대응행동에 대한 직접효과가 설정된 변인들의 효과를 개인이 지각하는 미세먼지 위험에 대한 통제가능성이 어떻게 조절하는지도 확인해 보았는데, 사회적 대응행동에는 효과가 없었지만 예방적 차원의 개인적 대응행동에는 상호작용 효과가 발견되었다. 관심과 통제가능성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함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본인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 ‘위험의 타자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구조와 인성(SSP) 관점에 따른 다중집단 구조방정식과 집단별 통제가능성의 상호작용 효과를 분석한 결과, 주관적 계층의식과 학력에 따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집단에 따라 위험 대응행동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요인들의 매개과정이 상이함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미디어 환경을 통해 ‘정보 부자(information rich)’와 ‘정보 빈자(information poor)’ 사이에 위험이 위계화 될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었다. 따라서 개인의 구조적 위치에 따른 집단들의 위험 경험을 심층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세먼지 이슈는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이슈에 대한 관심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높고, 뾰족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이 적절한 대응을 하면서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는 그 의지가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으며, 불확실성과 예측불가능성으로 점철된 현대사회의 위험관리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