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및 개정 교육과정은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학습자 개개인의 흥미와 요구, 그리고 필요 등을 고려한 교육방법을 중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자가 스스로 현실 속에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들을 구안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또한 실제적인 언어 사용 맥락을 강조하고, 국어사용 능력 향상을 위해 ‘문학의 창작’에 관한 내용을 보완하여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과정에서 표방하는 문학 교육의 목표는 다양하고 풍부한 문학적 체험을 통해 학습자들이 문학 작품을 바르게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감상하는 능력을 길러서 문학작품 감상을 생활화하고 정서의 내면화를 통한 능동적인 창작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우리가 속한 사회와 문화에 대해 알아가고, 삶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 바람직한 인간상을 형성하도록 하는 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이러한 교육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학습자로 하여금 문학 텍스트의 생산과 수용에 내재하는 광범위한 사회․문화적 의미를 습득하게 함으로써 문학 텍스트의 능동적인 수용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시 교육은 입시 위주의 교육을 벗어나지 못하고, 교육과정상 주어진 교과서와 같은 고정된 텍스트에 수록된 시 작품들을 단편적으로 제시하여 교사가 분석한 것을 학습자들이 암기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시 교육의 본래 목적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장에서의 시 교육은 시적 상상력과 감수성을 올바르게 기르는 쪽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주입식 수업과 시험을 위한 단순한 암기를 벗어나지 못해 학생들을 수동적인 학습자로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문학 교육에 관한 다른 여러 연구들에서도 문학교육의 이러한 수동성을 지적하며 다른 예술 작품과 연관짓기, 장르 바꾸어 쓰기, 내용 바꾸어 시 써보기 등 학습자의 능동적인 활동을 강조하는 교수․학습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학습자는 자신이 속한 세계에 대한 지식과 문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1차적인 텍스트 해석을 하며, 독서 과정 혹은 문학과목의 교수․학습 과정에서 얻은 텍스트에 대한 정보를 통해 텍스트의 의미를 확장하여 이해하고, 해석하며, 평가하게 된다. 이처럼 독자가 텍스트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텍스트와 관련된 사회․문화에 대한 선지식을 동원해야 하며, 그러한 텍스트 외적인 요소들과의 상호 관계에 의해 한 텍스트의 의미를 결정하는 ‘상호텍스트성’을 활용한 교수․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이란 하나의 텍스트가 그 이전 혹은 동시대적인 다른 텍스트와 맺는 관계를 말한다. 하나의 텍스트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수많은 다른 텍스트들과 만나고 그 영향을 받게 되며, 어떤 의미에서는 이미 존재하는 텍스트의 일부분을 수정하거나 변형하여 반복한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다른 텍스트에 내재된 의미와 배경에 비추어 하나의 텍스트를 해석하는 상호텍스트성은 기존의 텍스트가 지닌 의미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며, 이렇게 여러 텍스트들 사이에 반복적인 배경이 되는 사회․문화적 요소까지 습득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인 것이다.
상호텍스트성은 학생들에게 풍부한 정서와 상상력을 키워주고 삶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폭넓게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방법책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시 교육을 바탕으로 한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과 내면화는 학교 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나아가 한 개인의 일생동안 실제 생활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고는 상호텍스트성을 활용한 현대시 교수․학습 지도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제7차 교육과정의 18종 문학교과서에 실린 서정주 작품을 중심으로 주제에 의한 상호텍스트성, 제재에 의한 상호텍스트성(고전 소설과의 상호텍스트성, 설화와의 상호텍스트성)을 분석하고, 실제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상호텍스트성 교수․학습 모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 교육 방법을 통해 학습자의 시적 체험을 확대하고 주체적으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도록 내면화하여, 일생 동안 이루어지는 문학 작품 감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