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ㆍ중 문학사에서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로 알려져 있는 이기영과 모순의 대표작 󰡔고향󰡕과 󰡔농촌삼부곡󰡕을 대상으로, 두 작품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과 변별성을 밝혀 농민소설로서 두 작품이 양국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재조명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그동안 이기영의 󰡔고향󰡕과 모순의 󰡔농촌삼부곡󰡕에 대한 연구는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다양하게 이루어져 오긴 했으나, 두 작품을 본격적으로 비교 연구한 논문은 아주 적은 편이다. 두 작품은 1930년대 한국과 중국의 시대상을 객관적이고도 사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농민소설로서, 비슷한 시기, 비슷한 문학관을 지녔던 두 작가에 의해 창작되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한편 두 작품은 당시 식민지 한국과 반식민지 중국의 역사적 특수성과 함께 일정한 차이를 드러내게 되는데, 본 논문에서는 그 차이를 계급 의 갈등과, 가치관 및 사상의 변화라는 두 측면에서 밝혀보고자 하였다.
본고의 논의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Ⅱ장에서는 30년대 한국과 중국의 사회 역사적 배경과 작가의 문학 활동 두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일본제국주의가 식민지 정책을 강화했던 1930년대에, 한국은 완전한 식민지로 전락하였고, 중국은 반식민지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일본제국주의의 경제적 침탈과 지주의 착취 등 이중압박으로 인해 양국 농민들의 생활은 날로 빈궁해져 갔다. 이러한 농촌사회의 현실을 두 작가는 객관적으로 바라본 마르크스주의사상을 적극 수용하면서 진보적인 문학활동을 펼쳐나갔다.
Ⅲ장에서는 주로 두 작품이 지닌 상술한 유사성을 바탕으로 두 작품이 드러내는 변별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우선 계급의 갈등 양상에 있어서 󰡔고향󰡕은 마름인 안승학과 지식인 김희준을 중심으로 한 소작농들 사이의 계급모순을 다루고 있다면, 󰡔농촌삼부곡󰡕은 같은 프롤레타리아계급 내에서 아버지 노통보와 아들 아다 사이에서 일어난 사상 대립의 모순을 다루고 있다. 다음 등장인물들의 가치관과 사상의 변화에 있어 󰡔고향󰡕에서는 마름인 안승학의 딸인 안갑숙과 소작농의 아들 인동이 물질적 생활을 추구하는데서 공장체험과 계몽활동을 통해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 󰡔농촌삼부곡󰡕에서는 구세대 대표인물 노통보와 하녀 출신의 하화가 봉건적인 질서와 사상에 순응하던 데로부터 점차 진보적인 신사상을 수용하는 데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Ⅳ에서는 두 작품이 한국과 중국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조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