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0세아 보육을 경험한 어머니와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0세아 보육의 실태와 주요요인, 가족 및 직장에서의 협력관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요구사항을 살펴보았고 문제점을 분석해 보았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대상자의 사례를 통하여 볼 때 0세아 보육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보육시설에 대한 두터운 신뢰가 0세아 보육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주고 있다. 0세아를 시설에 맡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보육시설에 대한 불신감이라고 말하고 있다. 함께 거주하지 않는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에게 0세아의 양육을 의뢰할 때 아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아이를 통해 느끼는 삶의 희열도 맛 볼 수 없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감수 하면서도 보육시설에 맡기기를 꺼려하는 것이다. 이는 부모의, 0세아 보육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한데서 기인하는 현상이다. 본 연구의 제2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영아기의 기본적 신뢰감이 출생 후 1년 사이에 형성되고 이 시기가 사회성발달에 결정적 시기임을 충분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보육시설에 대한 신뢰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고 쌓여지는 것이다. 연구대상자중 한 어머니는 놀이방선생님이 아침마다 아이의 등원시간에 맞추어 시설 밖으로 나와서 차에서 내리는 아이를 받아 안고 들어가니 차에서 내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시간도 절약되며 무엇보다 아이가 선생님 마중을 받으며 엄마와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 얼마나 흐뭇한 일인지 아침 시작이 하루를 즐겁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가 공연히 악을 쓰고 울거나 물건을 찢거나 깨뜨리는 등, 말썽을 피운다든지, 또래 친구를 잘 물어 사고를 저지를지라도, 교사가 인내와 배려로 사랑을 베푼다면 아이의 어머니는 보육시설을 오고 가면서 교사에게 따뜻한 사랑을 받는 아이를 느끼게 되고 교사에게 깊은 신뢰를 갖게 될 것이다. 부모가 보육 교사들을 신뢰하고 존경하듯이 교사들도 아이의 부모에 대해 친절과 예의를 다할 때 신뢰감은 상대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1급과 2급인 장애인 부부의 사례에서 그들 부부가 긍정적인 생활태도로 부모 로서의 감사와 신뢰를 쌓아가듯이 보육시설에서도 아이에게 사랑과 정성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어머니의 출근시간에 맞추어 이른 아침부터 잠도 채 깨기 전에 업혀오는 아이를 어머니처럼 따뜻한 손길로 맞아 부모의 신뢰에 버금가는 사랑을 베풀어야 할 것이다.
인적환경을 통한 신뢰감의 형성과 함께 중요한 것은 물리적 환경을 통한 신뢰감의 형성이다. 0세아에게 적합한 시설과 비품의 구비와 철저한 관리가 부모들의 신뢰를 얻게 하여 0세아를 보육시설에 주저함 없이 맡기게 되는 것이다. 보육시설에 대한 부모의 신뢰는 0세아의 보육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 양성 평등한 보육문화를 실천하는 부부는 자녀의 0세아 보육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2개월 된 쌍둥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면서 아내보다 더 애쓰는 자상한 남편, 부부공무원으로, 연년생인 두 아이를 키우면서 갓난아이 보육에 아내보다 적극적인 남편, 직장에서의 회식으로 늦게 귀가하는 아내 대신 5개월 된 아이의 목욕도 시켜 놓고, 아내가 회사일이 늦어져서 귀가가 늦을 때는 저녁밥까지 준비해주는 남편, 이 모든 남편들이 양성 평등한 보육을 실천했기에 자신들의 아이가 0세의 보육을 무난히 마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상대적으로 아버지가 육아에 도움을 별로 주지 않거나 어머니가 홀로 0세아를 양육하는 경우 시설에서의 0세 보육을 힘들게 하고 있음을 사례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셋째, 어머니들은 다양한 취업형태에 따른 맞춤형 보육서비스를 제공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가정의 생활패턴의 변화, 즉 3교대근무의 형태나 파트타임 근무제의 확산 등 취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보육시설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많은 취업 모들이 시간연장제 보육을 요구하고 있으며 또 지역특성에 맞는 휴일보육, 24시 보육, 시간제보육, 야간보육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한정된 인력으로는 다양한 보육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넷째, 안전, 건강, 영양관리는 0세아 보육의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어머니들도 안전한 보육환경 제공을 가장 절실히 요구하고 있음을 사례를 통해 알 수 있고 교사들도 설문에서 59.0%가 0세아 건강관리의 1순위로 청결하고 안전한보육환경을 꼽고 있다. 0세아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고는 완벽하게 예방 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안전한 환경구성과 지속적인 관찰, 규칙 세우기, 교사의 안전교육 연수로 어머니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야 할 것이다. 0세아 보육을 경험한 어머니들은 아이의 잔병치레에 대해 가장 많이 염려하고 있다. 첫 돌이 되기까지 0세아 들은 자주 질병에 걸리게 되어 병원출입이 잦아지고 거의가 순환기계통의 질병으로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격리 보호해야 하지만 별도의 보건실이 없고 간호사가 없기 때문에 "부모에게 알린다."가 80.7%로 나타나고 있다.
어머니들은 자신의 아이가 성장이 빨라서 성장측정치가 표준치보다 높게 나왔으을 때 만족을 느끼고 있다. 교사들은 아이가 입소 할 때 가장 관심이 많은 여 영역이 신체발달면인데 41.7%로 나타나고 있다. 신체발달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측정이 필요하며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발육상태와 신체변화를 늘 파악하여 0세아가 정상적인 발육을 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0세아의 영양관리는 가정에서 특별한 이유식을 준비하는 아이 외에는, 정부지원 시설에서는 조리사가 담당하고 있으나(60.0%), 미 지원 시설에서는 원장이 원장업무와 겸하여 조리사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46.4%). 0세아의 영양관리가 영아기의 정상적인 발육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전문적인 조리사의 상시근무가 필요하다.
다섯째, 0세아 교사의 자질과 전문성 향상이 보육의 질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연구대상자인 어머니와의 면접에서 0세아 보육교사의 자질을 따듯한 사랑과 정성, 세밀한 관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설물은 물론 교실에 있는 작은 소품까지 아이들을 배려하여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는 정성과 관심이 교사에 대한 신뢰를 더해 준다고 한다. 또한 발달단계에 따른 이해와 직관력으로 월령에 맞는 보육활동을 펴고 있는 교사, 호기심을 자극해주며 대화를 많이 해주는 교사, 또래들과의 상호작용을 많이 하도록 도움을 주는 교사가 보육교사의 전문성을 돋보이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교사들도 따듯한 사랑과 사명감이 교사자질의 제 1순위라고 87.1%가 말하고 있으며 자신의 자녀를 위탁 할 때 교사의 자질과 인품을 가장 중요시 하겠다는 대답이 79.0%로 가장 높았다.
또 "보육환경과 교사의 질적 수준에 따라서는 가정에서만 자란 영아보다 지능지수가 높다" 라고 88.1%가 말하고 있음을 볼 때 이는 교사의 질 높은 보육에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보육교사의 경력이 평균 3년5개월이고, 거의 미혼인 것을 감안하면 영아보육 전문과정의 연수는 물론, 보육관련 영역에 대한 부단한 노력으로 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0세아의 보육을 성실히 감당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정부의 지원정책이 미흡하여 부모와 교사에게 충족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부모에 대한 사례조사에서, 정부지원 영아전담 시설을 찾아 대기 하면서 까지 입소를 기다리는 이유는, 보육환경이나 보육프로그램의 우수성보다는 거의가 저렴한 보육비용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아전담시설이 확충되어 0세아의 보육이 필요할 때 바로 입소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또 저소득층의 확대를 위한 사회복지정책의 보완이 요구된다. 실제로 저소득층임에도 수혜자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을 볼 때 합리적인 기준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 교사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급여에 대한 불만이 40%나 되어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정부미지원시설의 보육교사들로서, 보건복지부 지정호봉에 준하여 급여를 받는 정부지원시설의 보육교사들과의 급여차이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또 보육교사 대 0세아 비율이 현행 1:5에서 하향조절 되기를 한결같이 요구하고 있다. 이는 2005년 1월부터 시행 될 개정 영·유아보육법에 의하여 1:3으로 개선될 예정이나 정원준수와 적정교육비의 책정 등 시행에 따른 재정적문제의 해결이 과제로 남아 있다.
이상과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0세아 보육의 발전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활성화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0세아 보육에 대한 부모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보육시설에서는 안전, 건강, 영양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질 높은 0세아 보육을 제공함으로 부모의 두터운 신뢰를 얻어야 하고 0세아는 일생을 통해서 가장 발육이 왕성하고 변화가 심한 시기이며 사회성발달의 결정적시기임을 알아 생의 초기경험을 충족하게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보육시설은 물론 정부차원의 부모교육 및 0세아 보육에 대한 홍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자녀양육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담당하는 부부공동의 역할임을 인식 하여 가정에서 자발적으로 실천할 때, 0세아 보육은 활성화 될 것이다. 보육교사들은 0세아가 등원, 귀가할 때에 아이의 아버지를 자주 만나게 되는데, 0세아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하여 가정에서의 자녀양육의 협력자적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 가정에서 양성평등 보육문화가 확산되도록 하여야 한다.
셋째, 다양한 보육수요자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 부모의 취업유형이 다양화 되면서 야간보육, 휴일보육, 시간제보육, 24 시간보육 등 맞춤형 보육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는데 정부에서 유형에 따른 전문적인 보육시설을 확충, 재원을 지원하여 취업 모가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출산율 상승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2004년 여성부의 추진과제 중 하나인「0세아 부모에게 가정 보육교사 지원」 에 대하여서는 앞으로의 0세아 보육추계를 정확히 조사하고 보육수요자의 욕구를 충분히 검토하여 인력, 재정, 행정지도 등에 대한 세부계획을 세운 후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영아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향상을 위해서 정부주관 하에 0세아보육을 포함한 영아전문교육의 강화가 요구된다. 정부 미 지원시설의 영아보육교사의 급여 상향조절과 교사 대 0세아 비율이 1:3으로 시행되어지기를 요구한다.
다섯째, 부모들의 자녀양육지원에 대한 요구는 다양함에도, 가족 내에서의 자녀양육 지원체제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0세아 보육을 포함한 영아보육에 정부차원의 지원이 미약할 경우, 사회적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출산율 감소는 더욱 심화 될 것이다. 따라서 국공립시설을 확충하는데 주력하기보다는 기존의 미 지원 영아전담시설을 정부지원화 함으로서 영아전담시설을 지역별로 확충하여 부모의 보육수요를 충족시키고 보육료부담을 하향 조절하여 11%대에 머물고 있는 영아 보육율을 상승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