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에서 우리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문화교육 필요성, 그 리고 그를 위한 방안으로 우리 문학 텍스트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살 펴보았다. 한국과 한국인,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 대에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이의 효율적인 방안 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15) 외국어 교육과 한국어 교육에서 이루어진 문 화 교육 논의를 살펴서 상호문화적 능력의 습득, 비교문화의 시각이 문 화 교육의 나아갈 방향이라 정리하고 한국어 교육의 문화 교육 논의가 문화 중심의 연역적 논의, 국내 한국어 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져서 실제 현장에 관련한 경험적 연구가 부족하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한국어 교육 에서 학습자 언어와 문화를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문화 간 소통이 더욱 절실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문학은 언어를 표현수단으로 하는 예술이며, 문화의 큰 부분을 차지 한다는 특성상 문학교육이 한국어 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조할 수 있 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본 논의를 출발시켰다. 외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문학교육을 실시할 경우, 학습에 필요한 텍스트 선정과 이에 따른 부교재는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기회였길 바란다.
세계화로 인해 고조되는 지역에 대한 관심의 표출이 한국어교육 붐 으로 이어졌다는 시대적 인식에 근거하여 전개되었으며 지역학에서 대상 지역을 인식하는 포괄적 관점을 한국문화 교육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국문화 교육의 방향을 잡아 보았다.
또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서 문화 교육이 그 동안 소홀하게 인식되어 온 점을 상기하면서, 문화 교육과 관련하여 몇 가지 문제를 개 괄적으로 살펴보았다. 문화 교육의 출발점이 되는 문화의 개념과 특성을 고려하면서, 문화와 언어의 연관성을 돌아보았다.
이와 관련하여 언어 교육에서 차지하는 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확인 하고, 문화 교육의 목표를 제시해 보았다. 이와 함께 이 목표에 상응하 는 언어문화 요소의 선정과 기준 문제를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어느 정도 대표적이라 할 만한 현행 초급 교재를 근거로 문화 교육 실태를 돌아보면서, 문제점을 분석해 보고, 앞으로의 개선 방 향을 생각해 보았다.
국내 한국어 교육은 문화 교육과 관련하여, 2000년 전후를 계기로 한 새로운 자각과 반성은 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움과 동시에, 학술 적 연구와 병행하여 활발한 교육 내용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아직은 초기 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지만, 한국어 교육계가 지난날의 축적 된 소중한 성과를 바탕으로 역량을 모아 더 활기찬 한국어 교육, 더 새 로운 문화 교육의 장을 열어 갈 것을 확신하면서, 이 글이 그러한 전진 에 조그만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 중의 하나는 이질적인 문화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우리 문화의 본질에 가능한 빨 리, 그리고 깊이 적응되도록 하는 일이다. 한국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한국어 학습의 동기를 유발하고 학습 의욕을 고취시켜 높은 학습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어 교육과 연계하여 한국의 정신 문화를 소개 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교재의 개발, 교사의 자질 함양 등이 수반되어 야 하는데, 한국어 교육의 현장에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그 중요성에 비해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같다. 한국어 독본이 나 회화 교재들이 있기는 하나 거의 모두 한국어 문법, 발음, 작문, 회화 등을 중심으로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교육 위주로 되어 있고 교사들 은 어려운 한국어를 반복적 훈련을 통해 주입식으로 교육시키려 하고 있 다. 이것은 바람직스러운 교육 방법이 아니다. 언어에는 그 민족의 역사 와 풍습, 지리와 생활, 사고의 방식이 은연중에 스며 있기 때문이다.
언어 교육과 연관된 한국 문화 소개의 적절한 교사용 지침서를 개발하 여, 교사가 한국 문화의 정신적 배경과 본질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바 탕으로 한국어 교육과 병행하언어 교육과 연계된 한국 문화 소개에 있어 서는 고려되어야 할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그것은 ① 학습자 집단의 구 성 ② 적절한 교재와 교사용 지침서 ③ 교사의 자질과 능력 등이다. 우 선 학습자가 성인인가 어린이인가, 외국인인가 교포 2세인가, 외국 거주 자인가 한국 거주자인가, 일본이나 중국 출신의 동양인가 유럽이나 미국 출신의 서양인인가 등에 따라 학습의 방법과 내용이 달라져야 하며 학습 자의 지적 교육 수준과 기본 교양의 수준이 고려되어야 한다. 아울러 한 국어 학습서이면서 한국 문화와 사회의 이해에 관한 내용이 포괄되도록 편찬된 교재와 이에 따른 교사용 지침서나 참고서가 필요하다. 또한 교 육 현장에서 열의있고 능력있는 한국어 교사가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전파하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문화적, 사회적 현상은 풍속이나 관습과 같이 가변적인 것이며 눈에 보이는 현실이다.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일은 이러한 한국식 풍습이나 관습의 현상을 소개하는 일에 그쳐서는 충분치 않다. 문화적 현상의 밑 바닥에 잠재해 있는 불변하는 사고의 원형과 원리를 이해하고 소개하는 일이야말로 본질적인 것이다. 한국어 교육을 통하여 한국적 사고와 사상 의 본질을 소개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고 또 애매한 일이기도 하다. 풍부 한 지식과 넓은 교양을 지닌 한국어 교사의 주체적 역할이 필요하다. 또 한 현재의 한국 사회가 처한 문화적 갈등과 혼란이 문제가 된다.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와 주체성 잃은 서구화 지향의식, 물질주의와 배금사상, 한국인들 스스로가 보이는 전통에 대한 단절과 파괴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가치관의 혼란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가르치는 사람의 확고한 사회 관과 역사의식을 통하여서만 극복될 수 있다. 역사적 전망에 대한 긍정 적 확신을 지닌 교사의 가치관이 우선 확립되어야 한다.
끝으로, 한국어 교육을 통한 한국 문화 소개는 어디까지나 언어 교육 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보조적인 것임에 유의해야 한다. 한국어 교육을 젖혀두고 영어로 한국 문화 소개에만 열중하는 일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 다. 한국 문화 소개는 한국어 학습의 효과를 증진시키고 한국에 대한 친 근감과 이해를 북돋우는 수단으로 활용됨이 바람직하다.
최근 영어 학습의 효율적인 방법이자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있다고 알려진 표현이 하나 있다. 영어 사회화 (English Socialization)이다. 영 어 학습이 단지 영어에 대한 언어학적 능력만을 키워서는 절대 안 되고 영어 화자와의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 고 이를 위해 영어가 사용되는 제반 환경, 즉 그들의 문화에 대한 충분 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어 의 경우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한국어 자체가 낯선 언어인데다가 한국 어가 사용되어 온 문화 역시 외국인 학습자에게는 매우 이질적이고 낯선 문화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이 지정학적으로 독특한 위치에 있고 5 천 년이라는 긴 역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문화적 정향 또한 매우 복 잡하고 다양하다. 게다가 해방 이후 물밀 듯이 들어온 서양 문화와의 혼 재,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도와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외 국인 학습자가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볼 때 한국어를 통해 의사소통하고자 하는 외국인 학습자에게 한국어 사회화 (Korean Socialization)는 비록 어려움이 있다 할지라도 더욱 긴요한 일이 될 것 이다. 이는 한국어 교수자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 교육을 적절하게 통합할 수 있는 교재, 문화 교수요목, 교수법의 개발을 요구하는 일이다. 또한 한국어 교육과 관련 있는 모든 이의 협동 노력과 인접 학문과의 연계도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 교육을 통합할 수 있는 좋은 방안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