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자본력의 증가와 시공기술력의 발전으로 인해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초고층 공동주택의 건설이 일반화 되었다. 새로운 환경은 새로운 건축 환경적 특성을 유발하였고, 삶의 질(Quality of Life)에 대한 거주자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더 나은 주거환경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다. 또한 고층화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과 삶의 질 저하에 대한 비판이 늘어나면서 초고층 공동주택의 주거환경개선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첫째, 삶의 질에 관련된 선행연구와 이슈화 되고 있는 초고층 공동주택 관련 연구를 분석하여 문제화 된 요소를 지표화 하고, 둘째, 초고층 공동주택과 일반 공동주택 거주자의 만족도 비교분석 하였다. 셋째 평가지표의 정량적인 평가를 위한 성능계획지표를 제안하였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초고층 공동주택과 삶의 질 관련 평가지표를 설정하기위해 12개의 삶의 질 연구문헌과 16개의 초고층 공동주택 관련 연구문헌을 분석하여 5개의 대분류 15개의 소분류와 42개의 세부지표를 추출하였다. 추출된 평가지표에 대해 4개단지에 대해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초고층 공동주택은 30층 이상의 주거시설로 정의하고, 대상단지는 입주시기, 입지, 세대수를 고려하여 초고층 공동주택 2개소, 일반 공동주택 2개소를 설정하였고 각각 30부씩 총 120부의 설문을 실시하였다.
설문을 통하여 얻은 데이터는 SPSS Win 12를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측정 항목의 신뢰도, 즉 내적 일관성을 검증하기 위한 신뢰도 조사에서 5가지 대분류(건강, 사회관계, 친환경, 방범 및 안전, 편의 및 유지관리)에 대한 세부지표들의 신뢰도 계수는 0.7이상으로 높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둘째, 초고층 공동주택과 일반 공동주택 거주자의 만족도 비교분석 결과 전체 만족도에서는 초고층 공동주택과 일반 공동주택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분류에 대한 만족도의 T검정(T-test) 결과 건강, 사회관계, 친환경에서는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 방범 및 안전 과 편의 및 유지관리에서는 초고층 공동주택이 일반 공동주택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었다. 세부지표들에 대한 만족도 분석결과 건강부분에서 건물 내 소음의 정도, 사회관계에서 주민 편의시설의 적정성, 보육시설 및 어린이 놀이시설의 적정성, 친환경부분에서 쓰레기 처리시설의 적정성, 유아 추락사고에 대한 안전성, 방범 및 안전부분에서 외부인 출입제한을 위한 주동 방범장치의 적정성, 주호 내 방범 시설의 적정성, 공용공간 조도의 적정성,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 재해 시 탈출로의 적정성에서 초고층 공동주택이 일반 공동주택 거주자 만족도 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통계학적으로 유의미 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4개의 공동주택에 대한 세부그룹간의 만족도 비교분석에서 전체 만족도에서는 4개 그룹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건강, 친환경, 방범 및 안전, 편의 및 유지관리 부분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물 내 소음의 정도는 초고층 공동주택(3.86)이 일반 공동주택(3.15)에 비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초고층 아파트의 거주자가 전반적으로 소음에 의한 주거환경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라는 주장을 반증하고 있다. 또한 초고층 공동주택의 높이로 인해 야기되는 추락 사고에 대한 안전성 역시 초고층 공동주택이 일반 공동주택에 비해 오히려 안전성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건물의 구조적인 측면이나 탈출로에 대한 적정성 역시 우려하던 바와 달리 초고층 공동주택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방범부분에서는 모든 세부지표에서 초고층 공동주택의 만족도가 높게 평가되었다. 반면에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환기 및 채광과 관련된 항목에서 초고층 공동주택이 일반 공동주택 거주자의 만족도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으며, 외부공간에 대한 항목, 유지관리 측면의 세부항목들에서도 낮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항목들에 대한 거주자들의 요구 정도를 파악하고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본 연구의 한계로는 연구에서 선정한 단지가 초고층 공동주택과 일반 공동주택을 대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또한 본 연구는 거주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한 만족도 중심의 연구 결과로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이끌어 내는 데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다양한 이론적 고찰을 통해 초고층 공동주택 거주자의 삶의 질에 대한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문제화 되었던 요소들을 지표화 하여 이를 일반 공동주택과 비교하여 분석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향후 연구 과제로 초고층 공동주택 거주자의 삶의 질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지표연구가 필요하며, 주거환경연구에 적합한 다양한 지표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정성적인 평가지표와 더불어 전문가의 검증을 통해 지표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기준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시킬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