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 훈련과 문장제 번역 훈련을 시작하기 전, 학생들은 문장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수학기호로 표현된 방정식 문제는 잘 해결할 수 있으면서 문장으로 된 문장제는 잘 풀어내지 못했다. 문장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나 본 연구에서는 문제를 이해해지 못하는 경우, 문제는 이해하였으나 식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에 초점을 맞추어 독해 훈련과 문장제 번역 훈련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독해 훈련의 효과
학생들은 글을 읽으면서 노트에 또는 머릿속에 정리해 본 경험이 없었다고 했다. 또한 글을 읽을 때에 대충 훑어 읽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한 읽기 태도는 글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좋지 않은 습관일 뿐 아니라 다른 교과의 학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은 습관일 것이다. 학생들이 글을 읽을 때 조금 생소한 지식이 들어있거나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이 많이 나열되어 있을 때, 더욱 글의 내용파악, 핵심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독해 훈련을 하면서 글의 내용 파악이 점점 빨라졌으며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자세히 읽고 되새기기 과정을 반복한 뒤 다시보기 단계에서 글을 내용을 보지 않고도 글의 내용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글을 읽을 때의 태도가 가장 많이 변화했는데 눈으로만 대충 읽지 않고 글을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표기하는 등 읽을 때의 태도가 달라졌고 글에 밑줄 긋기 등 표기하면서 읽는 것, 내용을 정리해 보면서 읽는 것이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핵심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학생들은 앞으로도 글을 읽을 때 밑줄 긋기 등을 하면서 자세히 읽고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질문으로 만들어보고 답을 찾아보는 등 독해 훈련 동안 해 왔던 대로 하겠다고 다짐하였다. 8차시만의 읽기 훈련으로는 독해력을 높이기에는 아직 부족하나 이러한 글을 읽을 때의 태도 변화는 앞으로 독해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독해 훈련이 끝난 후 수학 문장제를 주었을 때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문제에 밑줄을 긋고 표기를 하면서 문제를 정리하려고 했는데 문제를 꼼꼼히 읽지 않고 바로 답을 찾아내려고 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전에는 문장제를 주었을 때에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무엇을 구하라는 거에요?’ 하는 등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독해 훈련 후 에는 문장제에서 주어진 조건이 무엇인지 무엇을 구하라는 것인지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독해 훈련의 긍정적인 효과일 것이다. 즉 문장제를 대할 때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했고 문장제를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주어진 조건들을 잘 파악하고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 한 뒤 그것을 수학기호로 된 식으로 표현하는 것에는 독해 훈련 이외의 또 다른 훈련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2. 문장제 번역훈련의 효과
문장제 번역훈련 후에 학생들은 문제를 정리하고 구조화하여 식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훈련 전보다 좀 더 능숙함을 보였다. 훈련 전에는 문장제를 보고 바로 식을 만들려고 하거나 이전에 했던 방식으로 기계적으로 식을 만들고 왜 그렇게 했는지 물었을 때 잘 대답하지 못했는데 훈련 후에는 각 과정에 대해 왜 그렇게 했는지 교사에게 설명할 수 있었다. 또 훈련을 시작할 때에는 문제를 다시 자신의 언어로, 또는 그림이나 표로 정리하는 것에 많이 낯설어 하고 어려워했는데 훈련이 진행되면서 점차 문제를 정리하는 것을 쉽게 하였고 좀 더 구조적이고 유의미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훈련 후에 실시된 문장제 테스트에서 학생들은 많은 문장제를 자신 있게 해결 할 수 있었다. 문제를 구조적으로 잘 정리하는 것이 식을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다른 영역의 문장제나 심화된 문장제에서도 능숙하고 자신 있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문장제 훈련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문장제에 대한 성취도의 변화보다는 문장제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다른 문제들도 이제 이렇게 풀 수 있을 것 같아요’ 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문제를 대할 때 눈으로만 읽으면서 바로 식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밑줄 긋기’ 등을 하면서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을 정리해 보려고 노력했다. 처음 문장제를 주고 문제에서 주는 조건과 구하고자 하는 것을 찾아보게 하였을 때에는 시도하기도 전부터 어렵다고 하면서 교사가 뭔가 힌트가 될 것을 제시해 주기를 기다리고만 있었으나, 훈련이 진행되면서 학생들은 점점 혼자의 힘으로 문제를 정리하고 식을 만들고 풀어보려고 노력했으며 그러자 자신의 노력과 결과에 대해 만족감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풀이 과정과 식에 자신이 없어 문제를 풀면서도 교사의 반응만 살피곤 했었는데 훈련이 진행 될수록 자신의 풀이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으며 문장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3.제언
이제까지 많은 선행연구에서 국어의 독해력은 수학 문장제 해결력과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주장되어 왔다.본 연구에서도 독해 훈련이 문장제 번역 훈련이 수학의 문장제를 대하는 태도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이 됨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종합적이고 일반화 할 수 있는 결론을 얻기 위해 실험 대상을 다양하게 확대하여 적용해 보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또한 국어와 수학과의 관계에서 국어의 어느 영역이 특히 수학에 영향을 주는지,수학의 어느 영역이 특히 국어에 영향을 받는지 변인별로 관계를 알아보는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덧붙여 수학 학습에서 독해력과 문제 해결력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므로 장기간의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학학습에서 수학 문제 풀이의 기계적이고 기능적인 면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수학교과에서 사용되는 상징 기호,정의 등의 개념이해를 명확히 하여 수학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흥미를 가지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학생 스스로 수학적인 개념들을 수학적인 기호로 구조화 하는 연습 기회를 제공하고 이에 적합한 문장제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