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의 민주 시민 의식에 관한 연구

Abstract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한 교육의 목표 중 하나가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특히 사회과 교육은 그 목표를 민주시민 양성에 두고 교육과정의 내용과 방법을 통해서 그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5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사회가 시민사회로서 성숙했으며 민주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실행되어 왔는가라는 질문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 그 요인은 다양한 측면에서 지적될 수 있으나 지난 50여 년간의 사회적 상황을 돌아보았을 때, 정치적 변동이 교육의 변동을 강력히 주도해 나간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또한 교육이 민주사회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 졌다기보다는 국가적 요구에 지나치게 순응해 왔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한국사회가 1980년대 이후, 정치의 민주화, 경제의 산업화, 사회의 평등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시민문화 및 의식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 할 때, 민주적 가치를 지배적 문화체계로 승화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민주적 가치를 내면화고 나아가 시민의식의 문화적인 기초를 확립 시키는 작업이 곧 민주 시민 교육의 역할이므로 오늘날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교육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치우친 나머지, 민주 시민이 되기 위한 실천적 경험의 기회가 부족하다. 교과서에 나오는 민주 시민의 덕목을 이해하는 수준까지는 학습되어 왔지만 더 나아가 민주 시민으로서 실천적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 민주 시민 교육과 관련된 부분들은 주로 가치·태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교육의 효과를 즉각적으로 알기가 힘들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과의 교육 목표를 살펴보고 민주 시민 교육의 내용을 고찰하고자 한다. 또한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서 사회·문화·경제 각 영역에 민주주의가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성숙한 시민 의식을 지녀야 하므로 민주 시민 의식의 구성 요소를 선정하여, 미래 사회의 주역인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민주 시민 의식을 조사하고자 한다. 고등학생들의 민주 시민 의식을 분석하여 현 실태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 시민 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회과 교육의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의 성별, 학년, 성적 등 개인적인 요소에 따라 민주 시민 의식이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둘째, 가정환경에 따라 고등학생의 민주 시민 의식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본다. 부모님의 학력, 가정의 경제력 정도, 형제관계, 부모님과의 대화시간을 조사하여 각 문항과 민주 시민 의식간의 관계를 확인한다. 셋째, 교내외의 각종 단체에 참가 정도에 따라 고등학생의 민주 시민 의식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사한다. 넷째, 사회문제에 관심 정도에 따라 민주 시민 의식이 어떠한지 살펴본다. 다섯째, 고등학생의 민주 시민 의식에 대중매체가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살펴본다. 여섯째, 각 영역별 고등학생의 민주 시민 의식의 정도를 조사해 본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수원시에 위치한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민주 시민 의식을 설문지를 통해 조사, 분석하였다. 통계처리는 SPSSWIN 12.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응답자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단순기술통계를 실시하였고, 각 독립변인에 따른 민주 시민 의식간의 유의미한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T-검증, 일원변량분석(one way anova Analysis), 상관분석(correlat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 선정한 독립변인 중 어느 변인이 가장 민주 시민 의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해 회귀분석(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통계처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① 성별에 따른 민주 시민의 인식 차이에 대해 살펴 본 결과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민주 시민 의식이 높게 나타났으며, 유의수준(Sig.) 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② 학년에 따른 민주 시민 의식의 차이에 대해 살펴 본 결과 학년과 민주 시민 의식 수준과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전반전인 민주 시민 의식의 측정점수는 1학년 학생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③ 성적에 따른 민주 시민 의식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전체 민주 시민의 의식에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합리적 의사결정 영역에서만 유의수준(Sig.) .031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 하지만, 성적과 민주 시민 의식 간에 정비례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④ 학생들의 가정 환경적 요인에 따른 민주 시민 의식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가정의 생활수준, 어머니의 최종학력, 형제관계, 부모님과의 하루 평균 대화시간과 민주 시민 의식에는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민주 시민 교육에 있어서 가정에서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⑤ 학생들의 사회참여와 민주 시민 의식의 차이를 살펴본 결과, 사회참여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민주 시민 의식이 높게 나타났으며 유의수준(Sig.) 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⑥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 여부와 민주 시민 의식의 차이를 살펴보았을 때,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민주 시민 의식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⑦ 학생들이 사회문제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대중매체를 통해서임을 밝혔다. 따라서 학생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과 민주 시민 의식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뉴스를 주로 시청하는 학생들은 합리적 의사결정과 사회참여 영역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⑧ 어느 독립변인이 각 영역별 민주 시민 의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 선형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인간의 존엄성 영역에는 가정 경제력이, 준법정신 영역에는 어머니의 최종학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인이었다. 합리적 의사결정 영역에는 부모님과의 하루 평균 대화시간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졌고, 사회참여 영역에는 어머니의 최종학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인으로 나타났다. ⑨ 민주 시민의 자질로 선정한 인간의 존엄성, 준법정신, 합리적 의사결정 영역에서는 모두 3.00점 이상의 점수로 긍정적인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측정되었고, 사회참여 영역에서는 3.00점 이하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지금까지의 조사 분석을 통해 몇 가지 결론을 도출하였는데, 고등학생 전체적인 민주 시민 인식 수준이 예상한 것 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문제점은 그 동안의 민주 시민 교육은 사회내의 시민에 대한 교육으로서 일관성 있게 추진되지 못하였고, 지나치게 학교 교육에만 치중되고 있었기 때문에 발생되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앞으로의 민주 시민 교육의 방향을 모색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가 이기적이고 감각적인 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이 힘든 상황에서 학교 교육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학교에서는 지식의 전달 뿐 아니라 가치·태도적인 요소의 교육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여러 민주 시민 의식 중에서 특히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는 사회참여 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봉사 활동을 사회과 과목에 포함시켜야 한다. 셋째, 전반적인 학교구조나 학교생활이 학교의 공식적인 교과과정이나 학습 내용 못지않게 민주 시민 교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적인 학교 환경이 요구된다. 끝으로 본 연구는 민주 시민 의식을 인간의 존엄성, 준법정신, 합리적 의사결정, 사회참여로 한정하였고, 조사 대상도 수원시의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을 밝힌다. 앞으로 대중매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또래집단 속에서 교우관계 등에 따른 민주 시민 의식을 연구하여 학생들의 시민의식을 높일 수 있는 민주 시민 교육의 방법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루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