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지만, 그 공통점은 국어라는 ‘언어의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어를 정확하게 사용하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국어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학교 교육에서 국어 규범을 중요하게 다룰 필요성이 있으며, 현재는 ‘문법’ 영역을 중심으로 규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오늘날에는 언어 사용 환경의 빠른 변화와 매체의 발전으로 인해 언어 규범의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국어 오용 현상이 여전하거나 언어 환경의 변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기존의 오용 예방 지도 교육이 미진했음을 보여주고, 올바른 국어를 구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국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한편 ‘언어 수행 능력의 신장’이라는 국어 교육의 목표 아래 ‘문법’ 영역의 정체성이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국어 규범 교육은 이러한 문법 영역의 위상을 공고히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국어 규범이라 하면 흔히 단어 표기를 위한 표기 4법인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가리킨다. 그러나 발음·형태·통사·의미 등의 측면에서 언어 사용을 지배하는 원리와 규칙 및 관습에 해당하는 모든 내용이 포함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4표기법은 물론, 단어 규범, 문장 규범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국어 규범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국어과 교육 과정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규범 교육을 살피는 일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국어 규범을 실질적으로 다루고 있는 문법 영역에서 규범 교육 내용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 살펴 보고, 또 듣기·말하기·읽기·쓰기와 같은 언어 사용 영역과 규범 교육이 얼마만큼 연관되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더 나아가 이를 통해 문법의 언어 사용 영역에 대한 기반 지식적 측면을 살펴 보고, 규범 교육이 통합적 문법 교육을 꾀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 교육과정에 담긴 문법 및 규범 교육의 내용이 적절한지, 또 그 체계나 위계성에 문제점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문법 지도는 지식의 활용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그것에서 문법 교육의 필요성이나 타당성을 확보할 수가 있고, 교육 내용이 학습자들의 언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었을 때 의미 있는 것이 될 수 있다. 지식을 언어 생활에 활용할 수 있고 학습자들의 실제 언어 사용과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점에서 규범 교육의 의의가 큰 것이다. 또한 문법 교육 내용 중에서 국어 사용 능력의 신장에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국어 규범이다. 효과적인 언어 사용 능력 신장이 문법 교육이 필요한 이유라 할 때, 규범 교육을 위한 지도 내용 선정은 문법 교육의 내실화에 기여할 수 있다.
교육 방법은 교육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문법 영역에서는 언어의 구조에 대한 지식을 실제적인 언어 사용 국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규범 교육과 연관 짓는 작업이 필요하며, 다른 이해나 표현 영역에서는 그러한 규범 지식을 자동화하고 실천할 수 있는 적용 활동이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국어 규범 교육이 다루어야 할 내용을 선정하는 방법에는 이병규(2006)에서 논의된 바 있는 ‘자료 중심적 접근법’이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된다. 이 논의에 따르면 학습자의 언어 경험은 학습에 대한 동기와 흥미를 이끌어낼 때는 물론이거니와 학습자의 발달 단계와 학습 수준에 맞는 학습 내용을 선정할 때 더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기존의 문법 교육은 주어진 언어 자료를 분석하는 것 위주로 진행되어 왔으나 자료를 분석하기만 하는 문법 교육 내용보다는, 학습자 스스로 규범에 맞는 문장을 생성할 줄 아는 능력을 길러주고 더 나아가 자신의 언어 사용을 메타적인 관점에서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