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방가사는 영남지방 일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던 가사 장르 일종으로서, 여성들의 생활고를 표현하고 있는 문학이다. 본고에서는 규방가사 유형을 계녀가사와 탄식가사로 구분하여, 조선시대 여성들의 생활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계녀가사는 부모들이 시집가는 딸에게 교훈하기 위한 것으로 시가살이에서 겪게 될 일들에 대하여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계녀가사의 대부분은 유교이념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순종적인 당대 여성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여성들에게는 계녀가사가 지침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은 태어나면서부터 고통을 받는 존재로 인식되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여성으로 태어남을 한탄한다. 출가 전 여성은 교육을 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출가 후에도 무시당하며 시가에서 온갖일들을 불평없이 해 나가야만 했다. 조선시대 여성들은 七去之惡, 三從之道 등의 명목으로 인간적인 삶이 무시되어 왔지만, 이러한 불평은 점차적으로 탄식류 가사를 통하여 표출되었다. 탄식류 가사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어야만 했던 관습적인 규제에 대해 비판적인 의식을 지닌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조선 여성들은 유교적인 이념과 남존여비 사상의 지배적인 영향을 받아 순종적이고 폐쇄적인 공간에서만 생활해 나가야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살아왔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자각하는 면을 보여주며, 이러한 표출들을 규방가사라는 장치를 통해 표현하였다는 문학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규방가사는 여성들의 삶을 일깨우고 모순된 사회제도를 비판하는 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있는 여성문학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