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스스로 학습하는 학습자, 자신의 학습에 책임지는 학습자를 기르는 것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선택하여 획득하고, 조직하고, 나아가 생성하는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 자신의 학습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은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게 될 미래 정보사회에서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생존능력이라고 하겠다. 같은 맥락 하에 제7차 교육과정 개정의 기본 방향 및 중점도 21세기 세계화, 정보화 시대를 주도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한국인 육성에 주어지고 있다.
자율적인 학습자를 기르고자 하는 제7차 교육과정의 중점사항은 학습자중심의 교육의 표방으로 구체화 되고 있다. 학습자 중심의 교육의 기본 취지는 “지금까지의 공급자 중심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교육 수요자, 즉,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학습자의 필요와 관심 진로 및 여건에 부응하도록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학습자의 개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열린 교육의 기회를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서 확대하며, 궁극적으로 학습자의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계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로 진술되어 있다. 학습자 중심의 교육의 취지는 수준별 교육과정에 터해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개인차를 고려한 교육을 실시하게 함으로써 교육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의 궁극적 목적으로서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의도하는 바가 과연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계발해야 하는 것인 지에 대해서는 교육과정상에 상세화된 지침이 제시되어 있지 못한다. 따라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많은 교육개혁 관련 아이디어가 그랬듯이 자기주도 학습도 교육현장을 휩쓰는 일종의 유행성 구호로 전락하기 쉬운 형편이다.
물론 재량활동 시간 등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키우게 하는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체 교육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미래 사회의 성공적인 생존의 관건이라고 할 때,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계발하는 일은 교육과정 전반을 통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이나 코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자기주도 학습이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어떻게’ 학습자의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계발하고 자기주도 학습을 촉진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집중적인 숙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자기주도 학습은 엄격한 이론적 근거에 의해 도출된 아이디어가 아니라 교육 실천적 장면에서 교육자(특히, 성인교육 담당자들)들의 통찰에 의해 수행되어온 활동을 개념화한 것이다. 따라서 자기주도 학습의 개념은 이론적 토대를 쌓으며 해당 사회·문화적 요구를 반영하며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개념이라고 하겠다. 어떤 교육적 개념이나 활동의 이론적 토대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못한 채 교육현장에 적용될 때, 교육현장에서는 해당개념이나 활동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형태 모방’에만 급급하게 되기 쉽다. 어떤 교육적 개념이나 활동이든지, 먼저 이론적 토대를 공고히 한 후 그 이론에 합당한 교육 방법을 교육 현장 여건을 고려하여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의도한 성과를 제대로 거둘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도 제대로 된 이론적 틀을 제공하지도 않은 채 학교현장에 자기주도 학습을 실천하도록 하게 함으로써 학교 현장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7차교육과정에서 자기주도 학습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적인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이 허락지 않은 가운데에서 말로만 주도 학습을 얘기하고 있다는 식의 반응은 학교 현장의 혼란과 개혁에 대한 저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다.
자기주도 학습의 개념은 이미 학습에 있어서 외적 보상의 역할을 강조하는 행동주의 심리학이나 내적 동기, 자기실현의 동기를 강조하는 인본주의 심리학 등의 이론적 지지를 받아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학습자의 자기 통제 능력 등을 강조하는 동기적, 성격적 접근만으로는 자기주도 학습의 본령으로서 학습자의 내적 인지 및 학습과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또 작용하는 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기 힘들다. 또한 그러한 접근으로부터는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교수-학습 방안을 제공해야 하는 지에 대한 정보도 도출해 내기 힘들다. 스스로의 학습을 통제하고 능동적으로 학습 과제를 찾아 학습하는 능력은 어떤 학습자나 자발적으로, 또는 발달 단계가 되면 저절로 나타나는 능력은 아니다. 능동적인 학습자를 기를 수 있는 구체적인 교수-학습 전략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인식에 터해 본 논문은 자기주도적 학습, skemp의 관계적 이해, 조작적 구성의 원리에 기초하여 발문, 토론식 수업을 통한 학습자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수-학습 방안을 탐색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