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현대 드라마 대본을 중심으로 드라마에서 반영된 상대높임법체계를 재검토하고 화·청자의 관계에 따라 상대높임법 등급이 선택되는 양상과 등급 간의 전환을 관찰하여, 이렇게 전환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어 상대높임법이 순수히 문법론적 현상일 수 없으며, 화자와 청자의 관계를 전제로 성립되므로 본질적으로 화용론 혹은 사회언어학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도 늘 지적되어 왔다. 상대높임법의 사회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다양한 사회적 측면의 성격을 반영할 수 있다. 대화 참여자의 사회적 성격을 중심으로 상대높임법을 기술할 수도 있고, 대화가 이루어지는 상황을 중심으로 높임법을 기술할 수도 있다.
1장에서는 지금까지의 많은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어의 높임법체게를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그동안의 연구들은 주로 두 가지 접근 방법에 의하여 진행되어왔다. 하나는 문법학적 접근에서 높임법의 등급을 논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언어학적 접근 방법이다. 본고에서는 사회언어학적 접근 방법을 중심으로 높임 표현을 선택하는 데에 작용하는 사회적 요인들을 찾아 그것을 체계적으로 기술하였다.
2장에서 한국어 높임법에 관련하는 기본적인 논의를 설명하였다. 한국어 높임법은 ‘주체높임법’, ‘객체높임법’, ‘상대높임법’의 세 가지로 나누었다. 주체높임법은 주체가 되는 사람을 높이는 방법으로 서술어에 선어말어미 ‘-(으)시-’를 실현하는 높임법이다. 객체높임법은 객체를 높이는 것으로 적용된 문법형태소들은 ‘-님’, ‘-께’등 조사, 용언의 어간과 어미 등이다. 상대높임법은 화자가 특정한 종결어미를 씀으로써 청자를 높이거나 낮추어 말하는 법으로 정의된다. 상대높임법을 결정하는 언어적인 요소는 종결어미라고 할 수 있다. 상대높이법을 결정하는 사회적인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화·청자의 관계요소, 나이요소, 상황요소 등 기본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삼았다.
3장에서는 선정된 드라마 중의 대화 자료를 분석하여 화·청자 관계에 의해 선택된 상대높임법의 등급과 다양한 어미의 교체 사용양상과 특정 화행을 위한 존대 표현의 구체적인 양상을 살펴보았다. 우선 현대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문장종결형식을 정리하였다. 현대 국어 상대높임법의 체계는 6등급(합쇼체, 해요체, 하오체, 하게체, 해체, 해라체)으로 나타났다. 다음 절에서 선정된 드라마 자료에서 나타난 화자와 청자의 관계를 크게 공적 관계, 사적관계, 기타관계로 나누고 각 관계에 따라 상대높임법의 사용양상을 살펴보았다. 공적관계에서는 ‘합쇼체’, ‘해요체’를 많이 사용하였고 ‘해체’를 사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적관계에서는 ‘해요체’, ‘해체’, ‘해라체’를 많이 사용하고 기타관계에서 주로 ‘해요체’를 사용하는 현상을 많이 보았다.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따른 선택된 상대높임법 유형을 살펴보면 등급 간 넘나듦 현상을 확인하였다. 주로 격식체와 비격식체의 넘나듦 현상과 존대와 비존대의 넘나듦 현상이다. 공식적인 장면에서 대화 상황의 격식체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대 국어에서 비격식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본고에서 이런 현상을 격식성과 친밀도로써 설명될 수 있음을 보았다. 존대와 비존대의 넘나듦은 부분적으로 화자와 청자 사이의 친밀성이나 화자의 의도에 의해 선택된 것으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