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원인과 결과 간의 인과 강도를 수반성 정보에 기초하여 판단한다. 원인과 결과 간의 인과 강도를 측정하는 통계적 지표로서 ΔP가 사용되는데, 다수의 원인이 존재할 경우 ΔP규칙과 맞지 않는 인과 추론 현상들이 발생한다. 그 중 절감 현상(discounting effect)과 조건부화 현상(conditionalization)은 서로 다른 기제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며, 특히 불안이 유발되면 절감 현상은 일어나지만 조건부화 현상은 불안 유발 여부와 관계 없이 항상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본 실험을 통해 밝히고자 했다. 실험 참여자들에게 실험 조건에 따라서 각각 과거에 겪었던 기억들을 15분 간 회상하고 서술하게 한 후, 인과 추론 판단 과제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두 집단에서 모두 조건화 된 수반성 값(conditionalized contingency)을 잘 판단하여 조건부화 현상을 일으켰으나 절감 현상은 불안이 유발된 집단에서만 발생했다. 이것은 불안이 서로 다른 두 수반성 조건에서 대안 원인과 표적 원인의 인과 강도를 판단할 때 배경 정보로서 서로를 판단 준거로 사용하도록 하였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이것은 불안이 인과 사건의 학습과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판단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험 결과를 토대로 신호 탐지 패러 다임에 적용하여 실제로 불안이 판단 과정에만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며, 다른 개인차 변인들이 인과 추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