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별 수업 운영에 있어 과거의 연구들을 살펴 보았고, 또한 운영에 있어 겪게 되는 한계점과 극복방안을 논의해 보았다. 그 외 운영에 있어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수준별 학습 집단 편성 방법에 있어 여기서는 재이수 대상 학생이 아닌 진급하여 같은 단계 내에 있는 학생들을 상/중/하로 구분하는 기준만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먼저, 진단고사를 실시하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03)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진단고사를 별도로 실시하는 교사가 약 35%에 해당하는 무시할 수 없는 비율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우선 이전 학기에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학업성취 정도를 평가하는 학업성취도 기준표를 작성한다. 학업 성취도 기준표의 예시로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표 삽입▷(원문을 참조하세요)
그리고 각 수준에 해당하는 문제를 각각 10개씩 구성하여 출제한다. 그 후 학습자의 수준과 교사의 형편에 따라 해당 학습자의 수준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채점결과 어떤 학생이 하 수준에 해당하는 문제를 8개, 중 수준에 해당하는 문제를 7개, 상 수준에 해당하는 문제를 5개 풀었을 경우 이 학생은 상 수준에서 50점, 중 수준에서 70점을 맞았기 때문에 중 수준에 해당하는 학급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여러 학교들 간에 학생들의 특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수준별 성취목표와 최소한의 정답수의 구체적인 결정은 달라 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렇게 상/중/하로 학생들을 구분한 후의 학급 구성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2개 학급을 3개의 수준별 집단으로 편성하는 방식은 수업 학급당 학생 수가 감소하고 학생 간 수준차도 많이 줄어들므로 훨씬 집중적이고 효과적인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규모 학교에서는 3개 학급을 4개의 수준별 집단으로 편성하는 방안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방안은 모두 교사 추가 지원과 교과 전용 교실이 먼저 확보되어야 하므로, 각 학교에서는 학교 및 관계 지역 교육청의 지원 상황을 고려하여 각 학교에 맞는 방식을 채택하여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나 교육청에서는 수준별 수업의 효과 배가를 위한 예산 확보에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수준별 교수-학습과정 개발에 있어 현재의 단계형 수준별 교육과정은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각 단계별로 심화/보충형 단계를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의 강남과 강북의 경우 학생들의 수준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학습자는 동일한 내용의 학습을 하더라도 각 수준에 맞는 개념 접근과 교수-학습 방법이 필요하다. 최근 제 7차 개정안에서 수준별 학습 교재 개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교과서와 수준별 익힘책을 제작중이다. 하지만 현재 이렇게 수준별 교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으나 이를 교사가 직접 제작하기는 어려움이 많으며 이에 따라 많은 교사들이 교육청의 자료를 활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자료는 한정되어 있으며 지역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따라서 교사 개인이 수준별 자료를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수준별 교수-학습 자료 개발을 위한 두 가지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
첫 번째, 시?도 지역 단위 또는 작은 단위로도 수준별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는 연구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는 교사 개인이 일일이 자료를 개발해야 하는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도 지역을 특성을 고려한 자료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준별 개념 도입방법, 내용 설명 방법 및 학습 방법, 적절한 수업 도구 등을 다양하게 구성해 준다면 교사가 수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로 지역별로 연구학교를 설정하여 각 학교마다 시행한 수준별 수업 지도안을 수집하여 자료로 정리한다면 교사들이 수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이러한 연구학교 설정이 이루어지고 많은 곳에서 수준별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자료도 주어지고 있지만 상세한 자료로서는 부족하다. 각 수준별로 개념 도입 방법 및 학습 방법, 수업 도구 등 수업에 관한 요소들이 총체적으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 개념 도입방법 및 학습 도구에 관한 사항은 수준별 차별화에 대해 언급이 없으며 학습 후 학생들이 풀어보는 문제만 수준별로 제시되어 있는 정도이다. 좀 더 세세한 연구 자료가 필요할 것이다.
수준별 수업의 필요성뿐만 아니라 실제 교실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수준별 교수-학습 내용 설명 및 수업 도구가 명확히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 수준별 평가방법 및 활용방안에 있어 첫 번째 방법은 단일평가지만으로 일괄적으로 성적을 처리할 수 있다. 그 성적만을 내신 성적에 반영한다. 그러나 수준별로 학습한 것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상 수준은 응용력을 많이 요구하는 문제를 학습한 만큼 그에 대해 학습된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평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수준별로 평가한 성적은 공정성으로 인해 내신 성적에 반영하기에는 곤란하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상, 중, 하 수준에 각각 다른 배점을 할당하여 평가하는 방법이 진행되고 있다. 수준별 평가지로 상 수준에서 40점 받은 학생과 하 수준에서 40점 받은 학생을 같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결과를 점수로 환산하지 않고 학생생활부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수준, 문제해결 태도, 응용력 등을 서술식으로 작성하게 한다.
이 때 점수로 환산하지 않으면 학습 동기 부여에 한계가 있는 교육적 현실을 고려하여 대학입시 때 서술식으로 작성한 평가를 활용하도록 한다. 대학이 서술식으로 작성된 평가를 입시 전형에 참고한다면 점수로 환산하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점수 위주의 대입 전형 방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수준별 평가지를 활용할 수 있는 면이 있다면 하위반과 중위반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학습 욕구를 유발할 수 있다. 단일 평가지를 통해서는 항상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지 못 했으나 수준별 평가지를 통해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보다 높은 수준의 반에 도전하고자 하는 욕구도 유발시킬 수 있으며, 학습에 흥미도 더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단일 평가지와 수준별 평가지를 일정비율로 구성하고 단일점수산출공식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다.
수준별로 다르게 학습한 문제를 학생들이 어느 정도 학습하였는가를 알기 위해 수준별 평가지로 평가한 후 이를 점수화하지 않고 서술식으로 함으로써 논란거리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으나 앞의 설문조사의 결과와 같이 교사들은 수준차를 반영한 평가를 할 경우 그 결과를 점수화하였을 때 내신 성적 산출 방법의 어려움으로 인해 아예 수준별 평가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합리적인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자가 수준별 평가지로 평가했을 경우의 성적산출방식을 제시하고자 한다. 단, 이제 제시하려는 방식은 결코 완전한 정당성을 가진 것은 아니며 앞으로 수준별 수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수준별 평가가 지금보다 보편화되고 그것을 점수화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할 때 고려할만한 수많은 대안 중의 하나를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논란거리가 많은 문제이기에 몇 년 후라도 가장 합리적인 모델이 나오기까지 개선되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 과도기적인 방식의 하나로 제시하는 바이다.
예를 들어 단일평가지로 50점, 수준별 평가지로 50점을 구성하였다고 하자. 이때 수준별 평가지에서 심화반 학생이 40점, 보충반 학생이 40점을 받았다고 할 때, 이때 상대적으로 심화반 학생이 보충반 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필요가 있다. 앞의 임재훈(1998)과 류혜련(2000)은 단일 평가지의 집단 전체 평균점수와 개인의 점수를 기준으로 가감의 근거를 삼았으나 본 연구자는 학생 개인이 단일 평가지에서 받은 점수로 학생집단전체에서의 비율로 가감의 근거를 삼고자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단일성적산출방식은 아래와 같다.
학생의 개인점수=단일평가지의 점수 + 수준별 평가지의 점수 * R ---------- (1)
(R: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얻은 학생 수/전체 학생 수 즉, 단일평가지 점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체 학생에 대해 해당 학생의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비율)
예를 들어 심화반 학생이 단일 평가지로 45점을 받고 수준별 평가지에서 40점을 받았을 때 단일 평가지 점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전체 학생 중에 45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90%를 차지할 때 이 학생의 개인점수는 45+(40*0.9)=81점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보충반 학생들은 수준별 평가지에서 심화반 학생과 같은 점수를 얻었다 하더라도 단일 평가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자기보다 점수가 낮은 학생의 비율이 심화반 학생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므로 최종적으로 산출된 점수는 심화반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 공식은 앞의 임재훈(1998)과 류혜련(2000)의 공식에 의하면 만점이 100점을 넘길 수 있는 약점을 보완해 준다. 또한 가감의 근거가 소속된 수준의 반의 평균이 아니라 순수하게 개인의 단일평가지의 점수이므로 더욱 공정한 공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공식을 만들어 수준별 평가지로 인한 불공정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하더라도 상수준 반 내에서 최하위 학생과 하수준 반 내에서 최상위 학생의 전체 점수와 등수가 뒤바뀌어버리는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학생은 단일평가지 점수가 45점이고 수준별 평가지 점수가 10점이고 R=0.7이다. 그리고 B라는 학생은 단일평가지 점수가 40점이고 수준별 평가지 점수가 45점 그리고, R=0.6이라고 하자. 그러면 (1)과 같은 성적 산출 공식에 의해 A=45+(10*0.7)=52점이고 B=40+(45*0.6)=67점이 되어 A는 수, 우, 미, 양, 가 중 미에 해당되는 점수이고 B는 우에 해당하는 점수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중/하 반에 산출방식을 각각 한 단계씩 낮춘다면 하위반의 우는 상위반의 양과 같으므로 상위반 학생이 손해를 입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이렇게 함으로 인해 상위반 학생이 중위반이나 하위반으로 내려가는 현상도 방지할 수 있으며 하위반 학생은 중위반이나 상위반으로 올라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될 것이다.
수준별 평가는 고등학교 및 대학 입시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이에 대한 만반의 대책을 마련해 놓지 않으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전면적인 수준별 평가를 도입하기에 앞서 수준별 평가 결과를 타당하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입시에 반영하는 방안에 대한 선행 연구를 철저히 한 후에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