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서의 색은 형태나 공간의 특정한 부분을 시각적으로 강조하거나 상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활용 가능성을 갖는다. 최근 건축에서의 색의 활용은 인간의 인식에 미치는 심리적, 정서적 효과를 바탕으로 감각적인 방식으로 주변 맥락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다층적인 방식으로 표면의 패턴을 조절하거나 복합적인 공간의 분위기 연출을 통해 그 역할이 확장되며 건축의 중요한 표현 수단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색은 놓여있는 상황과 맥락을 구성하는 요소들과 다양한 제반 조건들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실재적인 모습을 나타내는 물질로, 인식 변화에 대응하며 시각적인 사실이 아닌 시각적인 현상으로 존재한다. 이와 더불어 색의 경험은 인간에 감성 및 정서 작용과 관계 맺고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공감각적 경험의 주요한 요소로써 활용 가능성을 갖는다.
근대 건축에서 현대 건축으로의 전환은 건축물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부여하였고 건축 공간에서의 감각적인 체험과 더불어 사용자와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색은 신재료의 발견 및 기술의 발달과 맞물려 현대의 건축물에 다원적이고 복합적인 표현 양상의 특성을 부여하며 빛과 시간의 변화, 사용자의 주관적 측면에 대응하는 공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 건축에서 재료의 가공 및 활용 방식과 색을 적용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색이 다양한 요소들과 맺는 상호관계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배열 방식과 재료 표면의 질감과의 결합, 조명 기술의 활용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색채적 분위기를 형성하며 감각적 경험과 현상적 효과를 제공하는 능동적인 표면과 공간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그러나 색의 형태적 특징의 부재와 추상성으로 인해 색을 활용한 표현 기법이 체계화되지 못했고, 실제 디자인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 방법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색의 상호작용성과 그에 따른 현상적 효과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건축 표면과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색이 연출하는 효과를 중심으로 연출 및 표현 기법을 체계화한다. 이를 통해 건축의 표면과 공간에서 다층적인 색의 활용을 위한 토대를 제공하여 표현적 도구로써 색을 인식하는 폭을 확장하고 디자인적 활용도를 높이는 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