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의 미디어 활동을 통해 나타난 확장학습 경험을 살펴보고, 그 학습경험이 어떠한 평생학습적 의미를 지니는지 밝히고자 하였다.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마을공동체가 활발히 전개되며 연구자가 접근하기 용이한 지역에 위치하고, 독특한 성장과정으로 연구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지인의 소개로 심리적 부담감이 적어 빠른 연구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커뮤니티 플랫폼 이유(理由)’를 연구사례로 선정하였다. 연구문제는 연구 참여자들을 둘러싼 상황과 배경이 미디어 활동으로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가에 주목해 참여맥락을 살펴보고, 연구 참여자들은 어떠한 마을미디어 활동을 전개하였는지 활동의 특징을 탐색하였다. 또한 확장학습이론의 관점에서 그들이 전개한 미디어 활동은 어떻게 학습경험으로 연계되며, 그 학습경험은 어떠한 학습의미를 지니는지 파악하고자 하였다.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의 인터뷰, 발간물, 미디어 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연구현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 현상학적 질적 연구 방법으로 수행하였다. 연구사례인 ‘커뮤니티 플랫폼 이유’는 마을잡지를 발간하는 ‘마을콕’이라는 비영리민간단체로 시작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발전하였다. 마을라디오 ‘삐틀스’, 마을TV, 마을공동체 연구, 문화공간 ‘삐지트’,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까지 활동영역을 확장하는 독특한 성장과정을 보였다. 연구 참여자는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연구에 관심을 갖으며 자신이 경험한 연구현상에 대해 구체적이고 충분한 자료를 제시해 줄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으로 사례 구성원들 중 3명을 선정하였다. 자료는 심층인터뷰, 마을잡지 등 공동체 발간물, 라디오 방송, 마을TV 유튜브 영상, 신문기사 등 다양하게 수집하였다. 자료 분석은 현상학적 분석절차와 확장학습이론의 틀에 따라 분석하였으며, 이러한 절차를 반복적으로 수행해 학습경험과 학습의미를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결과 첫째,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은 자신의 상황에서 마을을 바라보고, 당연시 하던 일들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디어를 매개로 마을 활동에 참여하였다. 둘째,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의 미디어 활동과정은 우리이웃의 이야기 담아내기, 마을 현안을 톺아보며 비판적인 문제 제기하기, 마을 연대를 강화하는 활동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셋째,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은 미디어 활동과 학습을 연결해 이웃의 이야기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매듭 엮기를 발판으로 삼아 배움의 관계맺음으로 경계를 넘나들며 넓어진 세상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 마을미디어 활동은 미디어에 의해 마을공동체의 가치를 시간적, 공간적, 개념적으로 확장하고, 평생학습을 촉매하고 있었다.
논의사항은 첫째,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은 미디어 활동을 통해 새로운 매개체를 창출하였고, 매개체는 경계의 모호성을 이끌어 활동체계의 급속한 체계 접변으로 이어졌다. 둘째, 미디어 활동을 통한 확장학습은 매듭 엮기(knotworking) 형태의 매개도구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도구는 인쇄매체, 음성매체, 공동체 공간이었다. 셋째, 미디어를 매개로 한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은 협력적 관계 맺음을 기반으로 학습주체로 성장해 가고 있었다. 이때의 관계 맺음은 공동체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였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활동은 지역활동가로 성장해가는 되어감의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실존적 만남의 의미가 나타났다. 즉,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은 자신의 삶에서 ‘실존적 순간’을 만나면서 미디어 활동에 참여하고, 미디어 활동은 정신적 존재를 만나는 창조적 활동의 일이었으며,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 ‘나-너’의 만남의 학습을 실천해 더불어 성장하는 삶의 근원을 찾고 있었다.
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의 미디어 활동을 통한 확장학습 경험에서 도출된 평생학습적 의미는 첫째. 시공간을 넘어 깊이 동감하며 함께 하려는 생각이 확장되는 공명 학습의 의미를 지닌다. 둘째. 마을에서의 미디어 활동은 배움의 관계를 맺으며 공동체 공유지식을 창출하는 활동이었다. 셋째. 자신이 가진 시간과 공간에서 주체적 존재를 드러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일상에서 소외를 극복하는 소통학습을 촉진한다. 넷째. 미디어 활동은 존재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어떠한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자신들의 공동체를 넘어 암묵적 학습공동체를 형성하도록 촉진하는 과정이었다.
본 연구는 첫째, 일상의 평생학습에 대한 간학문적 연구를 시도하고, 둘째, 미디어, 마을공동체, 평생학습 측면에서 간과되었던 마을미디어 활동과 학습의 연계점을 찾고, 셋째, 미디어 활동을 통한 확장학습경험의 의미를 드러내 평생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규명하고자 하였다는 의의를 갖는다.
본 연구는 특정한 사례를 분석해 확장학습 모형으로 일반화하기에 어렵고, 마을공동체의 다양한 주제 중 하나의 학습과정을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후속연구로 제언하였다. 후속연구는 첫째, 비판주의, 구조주의, 상호작용론 등 다양한 관점으로 마을미디어 활동이 주는 평생학습적 의미를 해석하는 연구, 둘째,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학습에 대한 연구, 셋째, 마을미디어 활동을 통해 공동체성 및 개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립하는지에 대한 연구, 넷째, 공간이 평생학습에 어떠한 의미와 변화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심층 연구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