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을 위한 하나의 시도로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교육활동의 과정과 상호작용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에 있으며 더불어 어떠한 학습이 공존에 영향을 미치는지 실질적 학습방법을 조명함에 있다. 장애인은 사회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여러 사람들 속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동정의 대상자, 보건의료 등 각종 지원의 수혜자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는 분리와 배제로 장애인 인권이 차별받고 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갈등은 미봉책이다. 이에 연구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교육 활동에서 나타나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과정을 학습의 관점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경기도 수어교육원이 운영하는 <수어교육과정>을 사례 삼아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수행하였다. 첫째, <수어교육과정>을 둘러싼 맥락은 무엇인가? 둘째, <수어교육과정> 참여자들의 학습과정은 어떠한가? 셋쩨, <수어교육과정> 참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 특성은 무엇인가?
연구자는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적 사례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연구자는 <수어교육과정>에 학습자로 참여하면서 학습의 과정을 참여관찰하였고 수어교육과정의 기초반, 어휘반, 중급반을 거친 학습자 중 11명을 심층 면담하였다.
<수어교육과정>에 참여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학습과정을 살펴보면서 참여자들의 공존에 대한 경험과 관련한 세 가지 특징을 발견하였다. 첫째로, 청각장애인 교수자와 비장애인 학습자라는 ‘새로운 역할’ 에 대한 경험을 통하여 서로에 대한 이해와 그 과정에서 ‘자존감 향상’, ‘인권감수성 향상’과 같은 인지 성장이 나타났다.
둘째로, 수어 학습을 위한, 청각장애인교수자와 비장애인학습자들을 위한 수업과정의 끊임없는 ‘바라보기’, ‘눈맞춤’, ‘다양한 표정 짓기’, ‘기다림’과 같은 의사소통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넘어 유대감 형성의 설득력이 발생하였다. 셋째로, <수어교육과정> 학습 참여자들에게 ‘주체성 회복’, 자기효능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나타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등한 교류를 바탕으로 서로 도와가며 함께 더불어 사는 공존 의식을 경험했다.
본 연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를 동등한 교류를 바탕으로 한 사회구성원으로 인식했다는 점과 장애의 이해를 자율과 스스로의 선택, 공존의식에서 이해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또한, 경기도 수어교육과정과 같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더불어 이질적이고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는 사회집단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정체성을 갖고,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인지성장에 대한 실천적 학습 방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