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의 국내 입국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다양하고 체계적인 정책이 마련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도 이들의 사회 부적응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며, 북한이탈주민이 겪는 무수한 사회적 배제의 결과는 정신적·신체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연구자는 이들의 일상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배제를 극복하기 위해 북한이탈주민을 일방적인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인 학습의 주체로 보고, 사회적 배제를 겪고 그 상황을 탈피하려는 이들의 노력을 학습의 관점으로 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북한이탈주민이 사회적 배제를 겪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에 주목하고자 했다. 정착과정에서 사회적 배제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경험에 대한 해석과 받아들임을 일상의 학습과정으로 보고 그 과정에서의 평생학습적 의미를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이들에게 어떠한 사회적 배제의 경험이 있었고, 이것이 일상에서 어떠한 평생학습적 의미로 나타났는지를 탐색하고자 다음과 같은 세부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한국 정착과정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은 어떠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는가? 둘째, 사회적 배제를 극복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어떠한 의식화의 과정을 겪는가? 셋째, 사회적 배제에 대한 인식변용과 임파워링을 경험하는 과정은 평생학습적으로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도출된 위의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질적 사례 연구방법을 사용하였고, 심층면담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사회적 배제 경험을 비롯한 정착과정의 삶에 대해 알아보았다. 사회적 배제와 극복이 동시에 펼쳐지는 그들의 일상을 조망함으로 생생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연구 참여자의 맥락은 생활고의 여부를 떠나 자유로운 삶을 찾아 한국행을 선택한 사람들이었다. 북한에서의 학력 또한 최소 고등중학교(고등학교 과정) 이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돌아보기가 가능했다. 중등교육 이상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 정착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회적 배제를 경험했으며, 아직도 배제의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면담 당시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연구하였다. 또한 재일교포의 맥락을 가진 북한이탈주민의 이중적 배제 경험을 더하여 사회적 배제의 다양한 원인을 담기위해 노력하였다.
그 결과 북한이탈주민의 사회적 배제 경험은 크게 벽, 틈, 힘의 3단계의 패턴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배제는 공통적으로 말씨, 편견, 고립의 범주로 나타났고, 연구 참여자들은 학습을 통해 의식화의 길로 나아갔다. 상황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능동적으로 배제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고,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교육 내용에 대한 성찰로도 이어졌다. 배제 극복과정에서는 일상의 학습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면서 자존감을 증진시키는 강화가 나타났다. 처해있는 현실과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의식화 과정은 내면의 힘을 깨닫고 자신을 얽매고 있는 배제에 맞서 스스로에게 존재로서 의미를 부여하는 결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에 대한 제안으로 사회적 배제 상황에서 스스로의 힘을 자각하고 깨어 나오도록 돕는 임파워먼트 교육의 필요성과 북한이탈주민이 직접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문제기반학습에 노출, 각자성 회복에 따른 더불어 사는 삶의 실현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외부의 지지뿐만 아니라 스스로 의식화를 통한 내면의 힘을 획득하는 임파워먼트 교육을 제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의 목소리를 통해 사회적 배제를 예방하기 위해 제공되어야 할 교육적 개입의 가능성과 그 실천 방안에 대한 논의를 제시하였다는 부분에서 의미를 가진다.
주제어: 북한이탈주민, 사회적 배제, 평생학습, 저항이론, 의식화, 임파워먼트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