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둘 이상의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으로 관련된 이해관계자의 수에 따라 1:1 개인 간의 협상에서부터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집단 대 집단의 협상까지 형태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있는 협상에서는 협상을 담당할 협상대표자를 선출하여 협상에 관한 모든 것을 위임하게 되며, 협상대표자자가 협상을 진행하여 합의하게 되면 협상은 종료 된다. 이때 협상대표자의 합의내용이 다수 당사자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대표자간의 합의내용에 대하여 찬반의 의견을 물어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협상이 최종타결된 것으로 보는 비준(ratification)절차를 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협상연구에서 협상에 직접 참여하여 협상을 주관하는 담당자를 중심으로 한 기존 연구도 중요하지만 협상대표자에 의한 집단간 협상에서는 다수 이해관계자의 인준과정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대표자간 협상으로 인준 절차를 둔 전형적인 형태인 노사간 단체교섭을 중심으로 협상대표자간 잠정합의에 대한 조합원의 수용도에 관하여 실증 분석 연구를 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단체교섭 인준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잠정합의안 기대부합도(금전적, 비금전적), 공정성(분배, 절차), 파업성향이 잠정합의안 수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각 변수 간의 영향력이 노·사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채널의존도 조절효과를 살펴본다. 이를 바탕으로 이론적 시사점과 단체교섭 잠정합의안 인준투표 시 기업실무에 응용할 수 있는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대상은 잠정합의안에 대한 인준절차를 규약으로 규정하고, 매년 시행되는 단체교섭에서 잠정합의안에 대하여 조합원 찬반투표를 시행하는 국내 자동차기업을 대상으로 하였다. 특히 잠정합의안의 인준투표의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3년 이상 근속하여 투표참여 경험이 있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총 296부의 유효한 설문지를 확보하여 분석 연구 하였다.
실증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잠정합의안 기대부합도(금전적, 비금전적), 공정성(분배, 절차)은 잠정합의안 수용도(이익적, 상황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파업성향은 수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채널의존도의 조절효과는 잠정합의안의 기대부합도와 수용도의 관계에서 노조채널 의존도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으며, 독립변수인 금전적 기대부합도와 비금전적 기대부합도에 따라 반대방향의 조절효과를 보였다. 또한 비금전적 기대부합도와 수용도의 관계에서 노조채널 의존도와 회사채널 의존도의 조절효과가 반대방향으로 나타나 설정한 가설이 채택되었다. 공정성과 수용도의 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 채널의존도의 조절효과도 확인되었으며, 분배공정성과 상황적 수용도의 관계에서 노조채널 의존도와 회사채널 의존도가 반대 방향의 조절효과를 보였다. 파업성향과 잠정합의안 수용도의 관계에서 커뮤니케이션 채널의존도의 조절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실증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볼 때, 본 연구의 이론적 의의는 첫째 협상의 기존연구들과는 달리 소수의 협상담당자 중심이 아니라 인준과정에서 다수 이해관계인의 협상결과(잠정합의) 수용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조합원의 잠정합의안 수용도를 단체교섭 진행과정 속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였으며, 셋째로 기존연구가 전무한 노·사 커뮤니케이션 채널의존도의 조절효과를 실증적으로 연구 분석하였다는 것이다.
본 논문의 기업 실무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잠정합의안의 기대부합도가 높아지면 수용도가 높아지므로 조합원의 기대부합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협상초기부터 조합원의 기대수준을 낮추는 적극적인 활동의 필요성과 공정성 인식에서 협상결과인 분배공정성 뿐만 아니라 협상과정에 대한 절차공정성 인식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이다.
둘째,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조절효과 분석에서 잠정합의안의 내용(금전적, 비금전적)에 따라 노조채널 의존도 조절효과가 반대로 나타났는데, 이는 금전적 사안에 대해서는 노조채널 의존도가 낮은 집단을 대상으로 금전적 기대부합도를 높이는 노력이 수용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며, 비금전적 사안의 경우는 노조채널 의존도가 높은 집단을 대상으로 기대부합도를 높이는 노력이 수용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는 시사점이 있다.
셋째, 비금전적 기대부합도와 수용도의 관계에서 노·사 채널의존도에 따라 조절효과가 반대로 나타난 것과, 분배공정성과 상황적 수용도에서 노·사 채널의존도에 따라 조절효과가 반대로 나타난 것은 사안에 따라 노·사 각 채널의존도가 높고 낮은 집단에서 수용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실무적으로 사안별로 채널의존도에 따라 집단을 구분하여 대응하면 수용도를 높이는데 더 효과적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한 노·사 채널에 따라 수용도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게 나타남으로 사안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주체를 노조 또는 회사로 다르게 하는 것이 수용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노조 채널과 회사 채널은 모두 조합원의 잠정합의안 수용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노·사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역할에 대한 시사점이 있다. 특히 회사채널 의존도가 수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분석 결과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어떤 채널을 통하든지 많이 이루어지면 조합원의 잠정합의안 수용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따라서 조합원이 노조채널이나 회사채널 어디든지 많이 노출되면 될수록 잠정합의안의 수용도가 높아지므로 단체교섭 진행과정과 그 결과에 대하여 회사도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수용도를 높이는데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