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개요
본 연구는 TV프로그램 마녀사냥 텍스트를 통해 연애관계에서의 젠더역할을 분석하는데 목적이 있다. 마녀사냥은 20~30대 청년들이 연애관계에서 경험하는 사건들을 사연으로 구성해서 제공하고 패널들이 사연에 대해 토론하고 상담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연구들에서 젠더역할의 내용은 남성의 경우 ‘능동적, 이성적, 객관적, 독립적, 목표 지향적, 경쟁적, 공격적, 야망적, 책임감 강함’과 같은 특질들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여성의 경우 ‘수동적, 감성적, 주관적, 의존적, 순종적, 친절함, 수줍음, 사교적’과 같은 특질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젠더가 문화처럼 사회적 상황과 상호작용하며 계속적으로 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젠더역할의 틀로 현재 한국사회의 연애관계에서의 젠더역할을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할 수 있다.
연구방법은 텍스트 분석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자는 일차적으로 마녀사냥 중 몇 회분을 보고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젠더역할들을 골라냈다. 그리고 사연과 패널들의 대화들을 정리하고 젠더역할들을 분석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마녀사냥 텍스트에는 능동적 남성, 수동적 여성, 여성의 신체에 대한 대상화와 같은 전형적인 젠더역할이 나타났다. 그러나 전형적인 젠더역할이 해체되는 측면 역시 나타났으며 전형적인 젠더역할이 강화되고 해체되는 일이 동시에 발생하는 혼재된 상황도 나타났다. 그리고 젠더역할의 실제적인 효과는 변형되어 나타났다. 한 사람의 행위가 겉으로는 능동적 남성 또는 수동적 여성 같은 전형적 젠더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능동성은 위장된 능동성에 불과하고 수동성은 위장된 수동성에 불과한 것이기도 했다. 예컨대 겉으로 능동적으로 보이는 행동이 연애관계에서의 실제 권력획득과는 무관하기도 했다.
분석결과, 연애관계에서 발생하는 행위들은 기존의 전형적 젠더역할의 설명과는 차이가 있었다. 즉 마녀사냥에서 재현되는 연애의 행위들은 ‘탈근대성’, ‘전형적 젠더역할’, ‘소비주의’, ‘개인적 욕구’와 같은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되어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마녀사냥에서 재현되는 행위는 표면적으로 기존의 전형적 젠더역할을 따르는 듯 보이지만, 행위의 실제 의미는 기존의 젠더이론의 설명과는 차이가 있었고 젠더화된 행위들은 다른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