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과 연구의 목적
이전까지의 연구에서 알츠하이머 병에서는 내 측두엽 장애와 관련하여 저장장애형 기억장애가 발생하는 반면 혈관성 치매에서는 전두엽 장애와 관련하여 인출장애형 기억장애가 발생하는 것이 보고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억장애 양상이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는 어떤 임상적 의미를 갖는지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기억장애 양상이 어떤 임상적 의미와 예후를 갖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방법
노인임상시험연구센터에 등록된 2172명의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언어적 기억을 평가하는 서울언어학습검사와 시각적 기억을 평가하는 레이복합도형검사를 통해 재인능력을 평가하여 저장장애형 기억장애군과 인출장애형 기억장애군으로 구분하였다. 두 군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반적 인지기능 척도(K-MMSE, KDSQ, CDR-SB, SNSB-D), 일상생활 척도(S-IADL), 신경심리 검사, 혈관성 위험인자, 뇌 자기공명영상에서의 백질 변성 정도를 비교하였으며 이와 함께 치매로의 전환율 및 전환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에 대해 평가 하였다.
결과
저장장애형 기억장애를 보이는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서 유의하게 나이가 많고 남성이 많았다. 나이와 성별을 보정한 이후 두 군간의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비교 하였을 때 저장장애형 환자들이 대부분의 영역에서 저하 소견을 보이고 있었으며 전반적 인지기능 척도 및 일상생활 척도 또한 저장장애형에서 유의하게 저하 소견을 보였다. 그러나 혈관성 위험인자로 평가 하였던 당뇨, 고혈압 여부와 두 군간의 뇌 자기공명 영상에서 관찰 되는 백질의 변성 정도는 큰 차이는 없었다. 치매로의 전환을 비교하였을 때 저장장애형 환자에서 유의하게 전환율이 높았으나(35.5% vs 25.3%, p=0.001) 치매로의 진행에 있어 이러한 기억장애 양상 자체는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결론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저장장애와 인출장애형 기억장애 양상에 따라 임상양상을 비교 하였을 때 저장장애형 환자군에서 더 심한 인지기능 저하와 더 높은 치매로의 전환율을 보였다. 그러나 두 군간 혈관성 위험인자 여부와 뇌 자기공명영상에서의 백질 변성 정도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서 관찰 되는 기억장애 양상의 차이가 뇌 구조적인 상태나 기저 병태생리를 반영하기 보다는 질병의 중증도를 반영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