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인지장애는 일단 발병 하면 저하된 인지 기능을 이전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수정 가능한 위험요인을 규명하고 이를 개선하는 예방이 중요하다. 이 연구는 전국적인 치매 검진 레지스트리를 기초로 노인의 음주습관과 언어 기억 및 시공간 기억 손상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인지장애 예방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대상자는 보건복지부지정 노인성치매임상연구센터의 검진 조사에 참여하여 2008년 10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신경심리검사 및 건강 설문 조사를 완료한 60세 이상 만 90세 이하의 노인 1,572명(남성 489명, 여성 1,083명)이었다. 음주 여부는 음주자와 비음주자로 구분하였고, 음주습관은 주당 평균 음주량을 기준으로 비음주군, 적정 음주군(남녀 노인 모두 주당 7잔 이하, 일일 3잔 이하의 음주), 과음주군(남녀 노인 모두 주당 8잔 이상, 일일 4잔 이상의 음주)으로 분류하였다. 언어 기억은 서울언어학습검사(Seoul Verbal Learning Test)의 즉시 회상, 지연 회상, 재인을 이용하였고, 시공간 기억은 레이복합도형검사(Rey Complex Figure Test)의 즉시 회상, 지연 회상, 재인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또한, 즉시 회상과, 지연 회상을 저장 단계의 기억 손상으로 정의하였고, 재인을 인출 단계의 기억 손상으로 정의하였다. 각 기억의 손상은 즉시 회상, 지연 회상, 재인 수행결과를 기준으로 -1 표준편차에 해당되는 백분위(percentile) 16 미만으로 정의하였다. 혼란변수는 연령, 성, 교육년수, 흡연, 신체적 운동, 전반적 인지기능, 우울증 여부, 치매 가족력, HDL 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여부가 포함되었다. 통계 검정은 위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hierarchical logistic regression)을 이용하여 음주와 언어 기억 및 시공간 기억 손상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비음주자, 적정 음주자, 과음주자는 언어 기억의 저장을 반영하는 즉시 회상과 지연 회상의 수행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p<0.05). 그러나 언어 기억의 인출을 반영하는 재인은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시공간 기억은 즉시 회상, 지연 회상, 재인 모두 수행의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음주습관과 기억 손상과의 관련성 분석 결과, 모든 혼란변수를 보정했을 때, 적정 음주를 하는 노인은 비음주 노인 보다 언어 기억의 즉시 회상 손상 위험이 약 39%(OR=0.61, 95% CI: 0.45-0.82), 지연 회상 손상 위험이 약 35%(OR=0.65, 95% CI: 0.48-0.88), 재인 손상 위험이 약 34%(OR=0.66, 95% CI: 0.50-0.88) 더 유의미하게 낮았다(p<0.05). 그러나 시공간 기억 손상은 음주와 유의미한 관련이 없었다.
주당 7잔 이하, 일일 3잔 이하의 노년기 적정 음주는 언어 기억 손상을 보호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노년기 음주습관과 언어 기억 손상의 인과 관계를 실증적으로 규명하기 위해서 향후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한 종단연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