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중 여성영웅소설인 <홍계월전>과 <蘭花夢奇傳>를 중심으로 여성영웅담과 남녀결연담의 결합 양상과 여성영웅의 성격 형성 양상을 비교 연구하였다.
제Ⅱ장에서는 여성영웅담과 남녀결연담의 결합양상을 비교했다. 두 소설에서 서사의 핵심적인 두 축은 여성영웅담과 남녀결연담이다. 두 작품은 여성영웅 계월과 寶珠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으며, 한편으로 남녀의 결연 이야기를 펼쳐냈다. 그런데 한국의 <홍계월전>은 여성영웅담과 남녀 결연담이 단선 결합을 보임을 알아보았다. 즉, 홍계월이 여성영웅으로 활약하면서 남편 여보국과 결혼하는 결연담을 펼쳐낸 것이다. 이에 비해 <蘭花夢奇傳>은 여성영웅담과 남녀결연담이 복합 결합함을 알게 되었다. 물론 여성영웅담은 松寶珠 1인을 중심으로 펼쳐졌다는 점에서 <홍계월전>과 유사하지만, 남녀결연담이 한 커플이 아니고 여섯 커플에 걸쳐 펼쳐짐으로써, <홍계월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즉, 여성영웅담이 여섯의 남녀결연담과 이리저리 연계되는바, 여성영웅담과 남녀결연담이 복합적으로 결합하는 복합결합의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제Ⅲ장에서는 홍계월과 松寶珠 두 여성영웅의 성격 형성 양상을 비교하였다. 홍계월과 松寶珠는 공통적으로 남장차림으로 사회에 진출하여, 과거 시험, 출전 등에서 남중인공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자아실현을 했지만, 그 과정에서 두 여성은 환경에 따라 다른 성격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성장의 환경과 주변 사람들의 언행은 사람의 성격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제Ⅳ장에서는 여성영웅의 결말을 비교했다. 홍계월과 松寶珠는 해피엔딩과 비극적 결말이라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자발적 여성영웅이 된 홍계월은 해피엔딩을 맞이한 반면에 강요된 여성영웅인 松寶珠는 병들어 죽고마는바, 비극적 결말로 끝을 맺는다. 계월은 남주인공 보국과의 비교는 수학부터 시작하여 계월이 시회지위나 가정 안에 단 한 번도 보국에게 진 적이 없다. 寶珠는 처음에 과거 시험에서는 남주인공 許翰章을 넘지 못했지만 나중에 역전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홍계월과 비슷한 지점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은 결혼한 후에 계월은 남편과 대등하게 가정을 이끌어 갔고, 반면에 寶珠가 자신을 잃고 許翰章의 부속물을 되고 말았으며, 이러한 서사과정은 각각 해피엔딩과 비극적 결말로 이어졌다.
이러한 차이는 두 작품이 모두 가부장제적 사회제도를 반영했지만, 그 가부장제를 그려내는 방식이 달랐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홍계월전>에서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영웅 홍계월을 새롭게 그려냄으로써 사회변혁을 바랬지만, 홍계월이 가부장제의 틀 자체를 깨지 못하고 안착함으로써 여전히 보수성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蘭花夢奇傳>의 松寶珠는 언니에 의해서 여성영웅으로 탄생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지만, 松寶珠 스스로 자발적으로 여성영웅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수성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두 작품은 가부장제 사회에 대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면서도 한계를 보였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그러한 변화의 모색과 보수성의 공존은 그 자체로 가부장제가 변하기를 바랬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본 논문은 한국의 <홍계월전>과 중국의 <蘭花夢奇傳>을 비교한 논문이다. <蘭花夢奇傳>의 松寶珠는 처음에 여성영웅의 모습을 보여주며 나중에 내심의 갈등을 견디지 못해 한을 품고 죽었다. <蘭花夢奇傳> 결말에서 작가는 여전히 松寶珠의 죽음은 許翰章의 탓이 아니고 하늘이 정해진 운명을 여긴다. 반면에 <홍계월전>에서 계월이 중간에 잠깐 가정으로 돌아가지만 처음과 마지막은 나라를 위해 출전했고 여성영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蘭花夢奇傳>는 중국 유교 문화 아래 오래 전해진 해피엔딩의 결말을 벗어나 '전족(纏足)'이라는 단서로 소설의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했다. 독자들은 이 단서를 통해 작가의 미학의 예술적 경지를 즐겨 새로운 예술의 미를 경험했다. <홍계월전>과 <蘭花夢奇傳>이 양국의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가늠하고 서로 영향관계가 없음에도 양국의 문학에 나타나는 유사상과 변별성 구명하고 있는 점에서 그 나름대로 의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