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보통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성인에 비해 다양한 삶의 경험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익숙하지 않은 상황, 특별히 갈등 상황과 같은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고, 자신이 직면한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내면에 다양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면,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 상황과 비슷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재구성하며 갈등과 같은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이처럼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은 그 사람 안에 내재되어 있는 다양한 삶의 경험, 즉 이야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이를 내면화하는 작업은 아주 중요하고 필수적이다. 하지만 다양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쌓고, 그것을 내면화할 수 있는 기회나 시간이 모든 청소년들에게 주어지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설은 청소년들에게 대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효과적인 매개체로써 사용되어질 수 있다.
소설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세계를 다룰 수 있는 텍스트 예술로서, 청소년들은 소설 읽기를 통해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간접 체험하고, 소설 교육을 통해 소설 속에서 발견한 다양한 삶의 가치와 교훈을 내면화할 수 있다. 이러한 소설은 갈등서사를 통해서 이야기 세계가 확장되는데, 갈등은 자칫하면 단조롭고 지루함에 빠질 수 있는 긴 소설 이야기에 새로운 사건을 일으키어 독자들에게 좀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선사한다. 또한 소설의 갈등 구조를 분석하며 소설을 읽으면, 등장인물의 성격과 작품 속 시대적·공간적 세계관을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작품의 주제 의식까지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소설 속 갈등서사는 현실 세계를 반영하기 때문에 독자들의 삶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어려움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읽기를 통해서 독자는 이미 겪었고, 현재 처해 있으며 앞으로 직면할 수 있는 하나 이상의 갈등서사를 간접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갈등은 소설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이고 중요한 문학 장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갈등을 중점으로 한 문학 향유 능력의 필요성이 국가 수준의 중학교 국어과 교육과정에 하나의 성취기준으로 반영되어 왔다.
본고는 이러한 국가 수준의 중학교 국어과 문학 영역의 성취기준 중 하나인 ‘갈등의 진행과 해결 과정을 파악하며 작품을 이해한다.’을 달성하는 소설 교육을 통해 청소년인 학습자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하나 이상의 갈등서사를 내면화 시키고자 한다. 또한 청소년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학습자에게 친구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그러한 친구 관계에 있어서 발생한 갈등을 올바르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청소년의 자아형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또래 갈등서사가 드러난 소설 《하늘은 맑건만》을 통한 갈등을 중심으로 한 소설 교수·학습 방안을 구안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학습자의 또래 갈등 해결 능력을 신장하기 위한 ‘또래 갈등서사 창작 활동’을 도입하여 교수·학습 방안을 구성하였다. 또래 갈등서사 창작활동은 ‘갈등의 원인 사건 구상→갈등의 유형에 따른 갈등 전개 구상→모둠별 토의를 통한 갈등 해결 방안 구상’와 같이 학습자들이 주도적으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학습활동으로 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