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인학습에서 생애전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생애 전환기에 학습활동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며, 전환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전환 이후에도 영향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애전환을 주제로 한 평생교육연구는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선행연구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두 평생교육학 교수의 결정적 생애사건을 통한 전환경험을 이해하고, 그 전환경험이 갖는 평생학습적 의미를 밝혀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두 교수가 경험한 생애전환의 맥락은 어떠한가, 어떠한 전환학습을 경험하였는가, 그리고 전환경험은 어떠한 의미는 지니는가를 연구문제로 설정하였다.
이론적 배경은 생애사건과 생애전환의 관련성을 검토하고, 비판적 관점에서 전환학습이론을 성찰하였다. 확장된 관점에서 전환학습을 탐구하기 위해 개인적 인식전환, 사회적 행동전환, 그리고 맥락적 접근을 위한 계획된 우연과의 연계성과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연구방법은 인간의 경험 이해와 의미 부여에 적합한 내러티브 연구를 적용하였다. 인터뷰, 저술, 미디어 자료 등을 수집하고, 수집된 자료를 가지고 참여자별 연보를 정리하고, 생애곡선을 작성하였다. 참여자별 결정적 생애사건을 추출하고, 이를 시간적 순서에 따라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하고 해석을 담아냈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영화 ‘국제시장’의 모티브가 되었던 ‘파독광부’ 출신의 대학교수와 군 부사관 출신의 대학교수이다. 이들은 군인과 광부라는 이질적인 세계에서 대학교수로의 인생역전을 이뤄낸 사람들이다. 두 교수의 결정적 생애사건을 통한 생애전환의 경험과 의미는 다음과 같다.
두 교수의 삶의 궤적과 맥락은 너무나 상이했다. 그러나 학습적 성향과 개인적 특성에서는 서로 닮아 있었다. 그들은 평생학습자로, 교육자로, 교육 실천가의 삶을 살았다. 그들이 이뤄낸 인간적 성취는 끝임 없는 학습력과 타자와의 의미 있는 관계 맺기를 통해 이루어졌다. 두 교수가 경험한 대부분의 결정적 생애사건은 예상하지 못하고,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우연적 사건이었다. 우연적 사건을 기회로 전환시킨 그들의 특성은 호기심, 유연성, 적극성, 낙관성, 위험감수, 인내심으로 나타났다.
두 교수의 생애전환 과정은 개인적 자아전환에서 사회적 자아전환으로 확장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개인적 인식변화와 사회적 행동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진정한 의미의 학습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이 경험한 대부분의 결정적 생애사건에서는 계획된 우연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는 과거의 학습경험이나 사건이 이후에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현재의 삶에 영향을 준 것이다. 그리고 두 교수가 경험한 결정적 생애사건의 전환학습 진행 양상을 살펴보면, Mezirow의 전환학습 10단계가 모두 관찰되는 사례는 없었다. 일부 과정은 통합되거나 단계를 건너뛰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개인적 특성에 따라, 생애사건의 맥락에 따라 전환학습의 진행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전환학습에 영향을 미친 요인에는 Mezirow가 제시한 비판적 반성이나 이성적 담론의 과정도 있었지만, 인간적 관계, 긍정적 감정, 영성 등의 요인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두 교수의 극적인 생애에 나타난 고통의 의미는 존재에 대한 성찰과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었다. 그들의 생애전환에서는 역경을 극복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회복탄력성의 특성들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두 교수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끝임 없는 학습력과 학습의지는 무의식 영역에서 작동한 원초적 본능이었다. 그들은 내적자극과 호기심으로 배우기 위해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었다. 두 교수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학습의 흐름은 생계를 위한 도구적 학습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위한 의사소통적 학습으로, 그리고 교육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실천하는 해방적 학습으로 확장되었다. 사회적 차별과 소외라는 왜곡된 현상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실천 활동을 펼쳤다.
본 연구는 생애전환에 관한 연구대상을 다양화하고, 새로운 연구방법의 시도와 이론적 분석틀의 확장을 통해 생애전환 연구의 학문적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Mezirow 전환학습의 연구관점을 넘어 보다 확장된 관점에서 전환학습의 분석틀을 구조화시켰다는 점과, 전환학습의 맥락적 접근을 위해 계획된 우연이라는 진로이론 개념을 접목함으로써 평생교육과 진로교육의 학제간 융합을 시도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