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와 문일다는 한중 양국 식민시기 저항시인 중 대표시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본고는 이육사와 문일다의 시작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두 시인의 시에서 나타난 현실인식과 변모과정, 그리고 두 시인의 감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한다. 이와 더불어 이육사와 문일다 시의 표현방식을 분석하고 그 차이를 밝힌다. 분석 대상은 양국 식민지 시기의 두 시인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다.
한중 양국은 열강의 침략 때문에 식민지나 반식민지 국가가 되었다. 일제와 서강 열강의 억압에 의해 양국 인민들은 많은 고난을 당했다. 그러한 유사한 역사적 배경 하에 민족의 광복과 독립은 양국 사람들의 소원이었다.
이육사와 문일다의 생애와 관련해 공통점을 살펴보면, 먼저 전통 유교 가족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유교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청년시기에는 이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으며, 귀국 후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점 또한 두 시인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2장 1절에서는 이육사의 초기 시작품에 나타난 고독과 절망감, 그리고 실향에서 귀향으로 변모한 과정을 분석했다. 방황하는 심정을 토로한 시에서 시적 주체는 가야할 곳을 못 찾고, 국토를 상실한 무력감과 깊은 실향감을 태풍과 싸워가는 배와 고향을 잃어버린 제비로 토로하였다. 하지만 이런 실향감을 극복하고 시적 주체는 「청포도」와 같은 시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귀향의식으로 변모하였다. 이상의 작품 분석을 통해 육사가 초기 시에 나타난 식민지 현실의 고난에 대해 불만과 절망을 토로하던 모습에서 조국 광복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희망적인 모습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2장 2절에서는 문일다가 고독한 개인에 머무르다 민족을 위한 헌신의 자세로 전환하는 과정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 고독의 감정은 이후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더 짙게 만든다. 문일다의 이국에서 느끼는 조국에 대한 향수와 희생의 자세는 「太陽吟」이나 「憶菊」 과 같은 시에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시에서 시인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국으로 돌아가고픈 감정을 토로한다. 또는 고국을 상기시키는 꽃을 보면서 고향과 조국에 대한 흠모의 정을 환기하고 지식인으로서 자신의 문화 활동을 통해 조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될 것을 다짐하기도 한다. 문일다는 이국에서의 고독과 향수를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았던 것이다.
3장에서는 이육사와 문일다의 저항시의 구조에 대해 비교했다. 두 시인은 모두 현실에 대한 불만이 있고 조국의 비참한 모습을 보며 절망감을 표출하였다. 하지만 일제의 잔혹한 통치 하의 암흑시대에서도 광명에 대한 추구와 미래에 대한 동경을 포기하지 않았다. 3장 1절에서 두 시인은 그들의 시작품에서 사회에 대한 절망과 불만, 그리고 비판의식을 공통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을 분석하였다. 이육사의 시작품 분석을 통해 그의 시에는 조국의 식민지 상황에 대한 절망이 가득한 면이 있으며, 또 조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동경을 포기하지 않고 광복의 날이 올 것을 굳게 믿는 면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일다 시의 자본주의와 부패한 정부에 대한 저항의식에 관해 서술했다. 그는 미국 사람들의 탐욕을 경멸하고, 자본주의 세계의 모순을 비판·풍자하고 있다. 시인은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를 표현함과 동시에, 수난을 겪는 동포에 대한 동정의 감정을 표출한다.
3장 2절에서는 이육사와 문일다의 시에 나타난 상징과 이미지에 대해 살펴보았따. 이육사의 시에 나타난 민족의 상징과 숭고한 이미지들의 고찰을 통해 그의 민족주의적 감정을 밝혔다. 문일다의 시에서는 현실에 대한 풍자와 민족사의 이미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양상을 살펴보았다.
3장 3절에서는 두 시인이 어렸을 적부터 전통교육을 받았다는 공통점은 무시할 수 없고, 두 시인의 시 창작에서 전통 시가가 갖추고 있는 운율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육사의 작품에는 한시의 절제된 형식미와 유사하게 작품의 주제와 의미에 어울리는 정제된 운율이 담겨 있음을 분석하였다. 문일다의 시작품의 가장 뚜렷한 장점은 음악미, 건축미 그리고 회화미로서 그의 시에는 음악미를 발현시키기 위해 중국 고전 율격시로부터 평측이나 압운 등의 개념을 신시에 도입한 것을 고찰하였다. 그리고 문일다가 기존의 압운이나 평측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신시와 결합한 다양한 변화를 추구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이상의 연구를 통해 두 시인의 전반적인 시세계에 나타난 현실인식과 표현상의 특징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한중 양국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나타난 지식인들의 문학 작품을 통해 일제 및 서구 열강에 대한 저항의식과 현실에 대한 대응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는 의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핵심어: 이육사, 문일다, 식민지, 저항시인, 현실인식, 표현방식, 운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