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자전적 소설『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을까』,「엄마의 말뚝」연작, 이 세 편의 작품들을 통해 체험의 글쓰기를 통한 트라우마 치유를 고찰하고자 한다. 작품에 중요한 모티프가 되는 한국전쟁 체험의 상처인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소설로 형상화 하였다.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들을 반복함으로 박완서의 상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본고는 이 세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의 가부장제와 모녀간의 갈등과 어머니의 한, 작가의 한과 전쟁이 가져다준 트라우마가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가를 분석해 보고, 자신의 상처인 트라우마를 체험의 글쓰기를 통해 어떤 방법으로 치유하고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Ⅱ장 본론에서는 박완서 자전적 소설을 검토하여 1절에서는 체험의 글쓰기를 살펴보았고, 2절에서는 자신의 상처를 글쓰기를 통한 트라우마 치유를 살펴보았다 먼저 첫 번째 작품인『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통하여 유년기의 체험을 통해 박적골의 유토피아적 공간과 서울 현저동의 헐벗고 상처 입은 생활을 살펴보았다.
근대문명의 도시 에서 비할 수 없는 고향 박적골은 '화자'에게 정서적 풍요와 위안을 준다. 고향 박적골은 근대문명 속에서의 핍박과 결핍을 채워주고 메워주는 안식처이므로 고향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것으로 보인다. 매스꺼운 속을 잠재우기 위해서 고향의 싱아를 찾아 헤매는 것은 박적골이 '화자'에게 있어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안식처로서 정신적 외상을 치유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화자'의 유년 시절에 받은 상처인 소외와 고독과, 쓸쓸하고 결핍된 기억들을 작품으로 형상화 하여 내면적 감정들을 승화시킨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장인『그 산이 정말 거기 있을까』를 통하여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족들과 '화자'가 어떻게 극복하고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서 고투하는 현장과 욕망, 그리고 여성으로써 정체성 확립과 홀로서기를 살펴보았다. 이 작품은 '화자'가 전쟁 속에서 독립된 개체로 혼자 힘으로 가족들을 보호하고 세상과 부딪치며 겪게 되는 일들을 기록해 놓았다. '화자'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지상의 과제가 얼마나 절박했는가를 올케와 '화자'의 빈집털이로 잘 보여주고 있다. 작품의 밑바탕은 경험을 통해서 창조됨으로 박완서의 작품세계는 정신적 외상의 경험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 심리적인 상처들을 창작 활동으로 상처의 고통을 완화하고 승화시켰다고 본다.
마지막으로「엄마의 말뚝」연작을 살펴보았다. 이 작품은 전쟁으로 아들의 죽음을 맞는 어머니의 한(恨)과 작가의 한(恨),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을 맞으면서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합과, '화자'의 내면적 고뇌를 살펴보았다. '화자'는 결혼하고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지만 겉모습과는 달리 어머니와 '화자'의 의식 속에는 암묵적으로 감춰진 상처가 있다. 바로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된 오빠의 죽음이 그것이다. 박완서는 거의 모든 작품이 한국전쟁의 외상이 기본이 된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자신의 정서적 외상을 기억하고 작품을 창작함으로 상처인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승화시킴으로써 카타르시스로도 볼 수 있다. 시대적 배경과 풍속도 추종하지만, 작품 속에 전쟁이 밑바탕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박완서 자전적 소설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경험한 고통과 상처를 문학 작품을 통하여 체험의 글쓰기로 상처인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있었고, 나아가 체험의 글쓰기를 통한 트라우마 상처 치유는 생존을 위한 글쓰기임을 발견할 수 있다.
핵심어: 체험, 경험, 상처 치유, 트라우마, 홀로서기,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