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TV 다큐멘터리는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다른 매체로 OSMU되기 시작했다. OSMU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문화콘텐츠 상품의 확장성을 일컫는 핵심적인 키워드로, TV에서는 주로 드라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것이 다큐멘터리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TV 다큐멘터리의 OSMU는 기존의 단순 복제, 재판매를 넘어서 출판, 극장용 다큐멘터리 영화로 재편집되는가 하면 아예 극영화로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TV 휴먼다큐멘터리의 경우 ‘사실성’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이긴 하지만 ‘인간’과 ‘인간의 삶’을 다루며 드라마나 극영화와 마찬가지로 극적인 요소와 줄거리를 가지고 있어 극영화로 매체전환 되기 용이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TV 휴먼다큐멘터리를 원작으로 하는 극영화가 다수 제작되었으며, 몇몇의 작품은 흥행에도 성공했다.
TV 휴먼다큐멘터리와 극영화는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서사구조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실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TV 휴먼다큐멘터리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 <히말라야>와 <말아톤>을 선택해 원작인 <아! 에베레스트>와 <달려라 내 아들>을 각각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TV 휴먼다큐멘터리의 경우 등장인물과 사건, 현장음, 내레이션이, 극영화의 경우 등장인물과 사건, 대사, 카메라 워크가 주요 서사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각각의 주요 서사요소는 매체가 전환될 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변화하는 것도 있었는데 주인공의 이미지와 주요 사건은 매체가 변화해도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TV 휴먼다큐멘터리에서 중요한 서사요소 중에 하나인 내레이션이 극영화에서는 사라짐으로써 이를 대체하기 위해 새롭게 나타난 서사요소가 있는데, 변화된 세 가지 요소를 시간의 순차적 배열, 의미화된 소품과 대사, 계산된 카메라 워크로 정리했다.
TV 휴먼다큐멘터리가 내레이션을 활용해 시제에 상관없이 주요 사건과 등장인물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데 반해 내레이션이 없는 극영화는 직접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등장인물의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순차적으로 배열했으며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만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소품과 대사를 의미화해 반복 사용했다. 카메라 역시 상황 포착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카메라 워크와 편집을 통해 등장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TV 휴먼다큐멘터리를 원작으로 하는 극영화의 분석을 통해 각각의 매체에 따른 서사구조를 살펴봄으로써 두 매체의 특성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TV 휴먼다큐멘터리의 다른 매체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