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후변화시대에 에너지문제는 에너지안보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환경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피크오일(Peak Oil) 이론이 제기하듯 값싼 석유시대는 끝났다. 중국 등 신흥국의 엄청난 화석연료 수요를 고려할 때 에너지를 덜 쓰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국가경제가 화석연료의 중독으로부터 빨리 벗어난 나라만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에너지 정책 환경의 변화는 정책 패러다임이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중시하는 공급중심의 정책에서 수요관리 중심의 에너지 전략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수요관리 전략은 무엇보다도 시장에서 가격의 자원배분 기능을 적극 활용하여 희소한 에너지자원의 효율적 이용에 정책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또한, 정부의 적절하고 합리적인 개입으로 에너지의 안보적, 환경적 측면과 같은 시장의 실패를 보정함으로써, 시장의 힘(Market Force)을 통해 고착화된 에너지다소비 경제구조를 저탄소, 녹색 경제구조로 조속히 전환해가야 한다.
국제적으로는 1992년 UN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되고, 교토의정서가 2005년 정식 발효되면서 기후변화문제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글로벌 아젠다(Agenda)가 되었다. EU등 선진국은 물론이거니와 중국 등 개도국에서도 저탄소경제로의 전환과 녹색시장의 선점을 위해 에너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수단이 검토되고, 에너지효율과 온실가스 감축이 국가의 주요 아젠다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도 글로벌 기후변화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온실가스배출을 2020년까지 온실가스배출량 전망치(BAU : Business As Usual) 대비 30% 감축이라는 국가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대내외에 공포하였다. 동 목표는 한국이 OECD국가 중 온실가스가 가장 빠르게 증가해 온 국가이고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다소비산업이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도전적인 목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감축목표의 달성이 저탄소 경제, 녹색사회라는 새로운 미래사회의 건설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국가 목표보다도 그 의미와 가치가 크다고 여겨진다. 이런 점에서, 감축목표의 달성을 위해 에너지안보와 온실가스의 저감을 동시에 이루어 낼 수 있는 에너지․기후변화 정책으로의 일대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는 앞서 제기된 에너지․기후변화 정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 수단들을 검토하고, 한국의 현실에 적합한 형태의 정책포트폴리오를 설계하여 제언 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하여 시장의 실패로 인한 왜곡된 에너지가격문제, 온실가스 감축비용, 기술개발 투자비용 등의 외부효과 문제를 검토하고 외부효과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분석틀의 하나로서 기존 정책과 신규정책을 가격기능의 활용, 이해관계자의 참여정도 등을 척도로 적용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에너지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중간관리자급 이상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를 발송하여 46%(23명)의 응답률을 보였다. 설문조사 결과 규제형 정책 12개, 시장친화형 정책 8개, 시장형 정책 2개로 분류되었다. 분류된 정책그룹별로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평가하여,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가능성을 제시하는 전략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였다. 포트폴리오의 구성 절차는 에너지정책 기원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효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해외 정책 사례를 조사하고, 국내 정책 흐름과 비교하여 향후 지향 하여야 할 정책 추진 방향을 제시하는 절차로 진행하였다. 현재 추진되고 있거나 추진이 확정된 정책의 효과를 평가한 결과, 비용효과적인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정책 패러다임을 시장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에너지연소부문이 국가온실가스배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정책 또한 주로 에너지공급 및 효율향상에 초점을 맞추어 수립되어 있기 때문에 본연구의 분석 대상을 에너지연소부문으로 한정하였다. 한편, 에너지연소부문의 2020년 배출전망치(BAU)는 6.46억tCO2로서 국가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 BAU대비 19.3%, 약 1.25억tCO2를 연소부문에서 감축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책포트폴리오 구성 효과를 분석한 결과, 규제형 정책을 통해 에너지연소부문의 배출량전망치(BAU) 대비 7.8%인 51백만tCO2의 감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친화형 정책을 적용한 감축효과는 전망치 대비 9.0%인 58백만tCO2가 감축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규제형 정책과 시장친화형 전략을 병행해서 적용하더라도 BAU대비 16.8%인 약109백만tCO2의 감축이 가능하나, 국가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5%인 약16백만tCO2의 추가적인 감축을 위한 전략적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즉, 규제형 정책과 시장친화형 정책만으로는 국가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우며, 보다 더 비용효과적인 정책의 추가 도입이 요구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와 같은 시장친화형 정책이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시장형 정책으로 전환 될 수 있는 시장여건이 성숙되어야 한다. 시장형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장인프라의 구축 등을 통해 제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장형 전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기업이 에너지절약과 효율향상, 온실가스저감 기술의 개발 및 기후변화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확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업이 자기 판단에 의해 최소비용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때 시장형 정책이 작동될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EU등 주요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배출권거래제, 탄소세와 같은 시장형 정책의 도입이 불가피하다. 배출권거래제는 감축목표의 달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효과적이나 기업․업종별로 적정한 할당과 방법론의 설계, 모니터링 등의 행정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탄소세는 배출권거래제에 비해 행정비용이 적다는 장점은 있으나 조세저항과 같은 정치적 수용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산업․발전부문과 같이 대규모의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부문에 대해서는 배출권거래제를 적용하고, 수송이나 건물부문 등에 대해서는 사용연료의 탄소배출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는 하이브리드 방안이 비용효과측면에서도 현실적인 감축전략으로 제시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발전과 시장의 확대에 따라 에너지효율, 재생에너지 보급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 수단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감축한계비용은 낮아짐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수용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달성을 위한 전략 포트폴리오의 구체적 타당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파트너쉽(Public-Private Partnership)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즉, 정부의 녹색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강력한 정책의지(Political Commitment)와 정책의 일관성은 녹색시장의 미래와 발전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해줌으로써 기업 등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와 참여를 가져올 것이다. 기업도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부담을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위한 기회로 삼는 기업가 정신이 요구된다. 이러한 정책 환경하에서 배출권거래제, 탄소세 등의 시장형 정책과 규제형 또는 시장친화형 정책이 유연하게 조정, 보완 되고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적의 정책 포트폴리오를 설계함으로써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비용효과적인 달성은 물론 경제부문간의 공평한 비용분담과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Alternative Abstract
In the energy-climate change era, energy issues are directly related to the environmental issues such as CO2 emissions reduction as well as energy security. The cheap oil era as posed by the Peak Oil theory is over. Considering the huge demand of fossil fuels of the emerging economies such as China, counties which consume less energy, utilize efficiently, and set their economies free from addiction to fossil fuel as soon as possible would be taken to ensure the sustainability of communities.
Therefore, changes in the environment of energy policies mean that its paradigm should be switched to the demand side-driven energy strategy from the traditional supply side-driven one which emphasizes a stable supply of energy. The demand-side energy strategy should be focused on the efficient use of rare energy sources by using price function of resource allocation in the marketplace. In addition, market failures by environment and security issues can be compensated with adequate and resonable intervention of the government. By means of market forces, the energy intensive structure of Korean economy should be switched rapidly to the low carbon, green economy.
Since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was adopted in 1992 and Kyoto Protocol came into effect in 2005, the climate change issue became the most important global agenda which needs to seek for the urgent solution. Both developed and developing countries are searching for various political measures to shift their economies to the low-carbon ones. Also they consider that energy efficiency and greenhouse gas emissions reduction are major agendas of their nations. Korea preemptively responded to global climate change issues by setting its national greenhouse gas reduction target which is to reduce greenhouse gas emission by 30% compared to Business-As-Usual(BAU) by 2020. The target is very challenging, considering that Korea is one of the countries which has most increasing amount of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its economy mainly consists of energy intensive industries such as steel and petrochemical sectors. The target is regarded as the most important thing among other national targets since its achievement will be a milestone for paving the way for a low-carbon economy and green society in the future. In this regard, the paradigm shift to 'energy and climate response policies' which could induce the attainment of energy security and greenhouse gas reduction at the same time is required urgently to achieve the national GHG emission reduction target.
This study was carried out on the purposes of review of policy measures and proposals to design a policy portfolio suitable to the reality of Korea. It reviewed external effects regarding distortions in energy prices, greenhouse reduction cost, and R&D investment. The survey was conducted, which deals with two questions: the usage of price function and the degree of stakeholder participation in existing and new polices as an analysis framework for effective management of external effects. The Questionnaire was sent to 50 middle or higher-level managers engaged in the energy sector, and 23(46%) were the response. The results of survey showed that energy policies could be classified into 12 regulation types, 8 market-friendly types, and 2 market types. By evaluating the effects of GHG emission reduction by the categorized policy groups, it constitutes the strategy portfolio presenting the possibility of achieving the national GHG reduction goals. To develop the scheme of portfolio, foreign policy cases were studied to systematically assess the effects of greenhouse gas reduction policies. With the effectiveness analysis of policies which are already imposed and/or to be imposed, it was found that policy paradigm should be transformed to achieve the cost effective results. The scope of this analysis is limited only for energy combustion sector, as the sector accounts for more than 80% of national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the policies are mostly focused on energy supply and efficiency improvement. The projection of greenhouse gas emission in this sector in 2020 will be around 646 million tCO2. To achieve the national reduction target, it is expected that 19.3%(125 million tCO2) of BAU should be reduced in the energy combustion sector.
According to the result of the analysis of portfolio effects, it is expected that 7.8%(51 million tCO2) of BAU can be reduced by the regulation type of policies. In case of the market-friendly type, 9.0%(58 million tCO2) reduction of BAU is expected. Therefore, if the both types applied in parallel, it can only reduce 16.8%(109 million tCO2) of BAU, and the remaining portion of 2.5%(16 million tCO2) to achieve the national reduction target in the sector should be reduced by additional strategic efforts. It means that the national GHG reduction goal cannot be achieved only through the regulation and market-friendly type policies. In the meantime, market conditions should be matured to switch the market-friendly type policy such as GHG-Energy target management system into the market-type ones such as the emission trading system. For the success of the market-type policy, it is important to ensure credibility on markets since market-type policies could be made possible in reality when the enterprise as a key player in a paradigm shift to the market -type strategy, can participate actively in energy conservation & efficiency, GHG emission reduction, and investment, and also opportunity of choosing the least cost by self-judgment can be provided.
In conclusion, the emission trading system and the carbon tax scheme must be introduced. These are already implemented in developed countries, such as EU. The emission trading system is a very effective measure to achieve the reduction target, but it requires high administrational costs for proper allocation of emission rights to companies and industries, development of the methodology and monitoring. The carbon tax scheme needs less administrational cost than the former. However, it includes some issues to be solved, such as tax resistance. An option of the hybrid scheme can be an alternative for the cost effective solution. For example, the emission trading system should be introduced in industrial and power generation sectors which have high potential of greenhouse gas reduction. At the same time, the carbon tax scheme can be introduced in transportation and building sectors. As technologies will be improved and the market will be expanded, the greenhouse gas reduction measures, such as energy efficiency and new and renewable energy diffusion will get higher economic feasibility, and also marginal cost of emission reduction for companies will be lowered. Therefore, in mid-term view, it will increase more and more the acceptance of companies to the emission trading scheme.
To enhance the specific validity and practicability of strategic portfolio aimed at achieving the national greenhouse gas reduction target, the public-private partnership is critical more than anything else. The political commitment and the policy consistency of the government will reduce the uncertainty about the future and development of green market, and increase private investments into green innovation and induce enthusiastic participations. Also private companies should take the burden as an opportunity to strengthen their competitiveness. In this political circumstances, the national greenhouse gas emissions will be reduced cost effectively by flexible adjustment of the market type, regulation type and market-friendly type of policies, and by development of the optimum policy portfolio to maximize the synergy effects. Also, it will deliver the fair cost sharing for each economic sector and bring the sustainable development to private compan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