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 󰡔혼불󰡕의 인물 유형 연구

Abstract

<국문초록>

음양오행은 &#985172;주역&#985173;과 더불어 동양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음양오행은 유불선 등 중국 사상의 기반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미 그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예로부터 자연과 더불어 농경생활을 하는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연에 순응하였으며,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아야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바로 음양오행이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설명하는 것이므로, 우리의 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음식, 복식, 풍수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작가는 &#985172;혼불&#985173;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와 풍습에 나타난 음양오행이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이것은 &#985172;혼불&#985173;이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나타나 있다. &#985172;혼불&#985173;에 나타나는 작가의 인식은 陰陽論에서는 하늘 아래 존재하는 모든 것들, 악귀·죄인·장승·사천왕이 닮았으며 한 덩어리로 엉키고 풀리는 일원론으로 귀결된다. 이것은 萬物이 오행으로, 五行이 음양으로, 陰陽이 太極으로 환원되는 원리와 같다. 五行論 역시 혼례·상례·풍수·명리 등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특히 東·南·西·北의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은 우주 자연이 주는 생체의 방향으로 우리 몸에 맞는 방위 감각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985172;혼불&#985173;에 나타난 음양오행론은 우주 총제적이며 순환론, 일원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陰德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음덕은 자연과 어둠·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모든 것을 살지게 키워내는 것이다. 이처럼 최명희는 &#985172;혼불&#985173;의 내용을 음양오행으로 표현하였으며, 이것은 모두가 하나가 되는 자웅동체, 거대한 여성성으로 환원된다. 그러므로 작가는 음양오행사상을 바탕으로 &#985172;혼불&#985173;을 집필하였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음양오행은 사람의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命理의 기본구성이며, 소설은 인간의 삶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러므로 &#985172;혼불&#985173;에 나타난 인물들의 특징을 역추적 한다면 음양오행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작품 속의 주요 인물들의 특징을 파악하여 陰陽五行, 특히 十干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오행의 상징과 주요 인물들의 성격에 나타난 특징들을 연구하고, 그 연관성을 파악하여 작품의 확장적 읽기를 시도하였다. 우선 陽干의 인물에서는 甲木의 진취적인 기상과 책임의식이 있는 인물로 청암부인·효원을, 戊土의 믿음과 중화의 인물로는 강호·인월댁·안서방·부서방을, 庚金의 개혁과 의리의 인물로 이기채·강태·이두헌·이두석 형제·춘복이를, 壬水의 지혜와 선구적인 인물로 심진학·이헌의·도환 스님 등을 배속하였다. 陰干에서는 乙木의 환경 적응력과 생명력을 지닌 인물에는 강실이·어머니 오류골댁·율촌댁·공배네·만동이를, 丁火의 헌신적이고 봉사적인 인물에는 강모·오유끼·공배를 己土의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인물에는 수천댁·안서방네·평순네·기응을 辛金의 청백과 냉정한 인물에는 이징의·백단이를 癸水의 智謀와 참모형 인물에는 이기표·옹구네를 배속하였다. 동양사상의 기저인 음양오행론으로 &#985172;혼불&#985173;을 분석한 것은, 우리 문학을 좀더 심도 있게 읽을 수 있는 척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작가의식과 작품의 특성상 동양사상의 근원인 음양오행으로 분석한다면, &#985172;혼불&#985173;에 대한 다양한 인식론을 획득하여 인식의 확장이 가능하다. 이처럼 작가가 인식한 음양오행으로 &#985172;혼불&#985173; 속의 인물들을 유형화함으로써, 음양오행이 소설의 인물들에게 적용되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