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판타지 소설의 구비문학적 특성과 가치

Abstract

본고의 연구목적은 사이버 판타지 소설의 구비문학적 특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21세기를 맞이한 현대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를 꼽으라면 누구나 인터넷이라고 말할 것이다. 정치 · 경제 · 문화 등 사회의 모든 요소들이 인터넷에 융해되는 상황에서 문학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인다. 그런 문학의 변화에 시초가 된 것이 판타지 소설이고 중심도 여전히 판타지 소설이다. 본고에서 연구대상으로 삼은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fantasy의 의미를 광의의 입장에서 해석하여 인터넷에 연재되고, 연재되었던 환상적 요소를 가지는 소설이라 정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된 텍스트들은 연구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출판된 텍스트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연재되던 그 원본을 연구대상으로 삼는다. 출판된 소설들은 사이버 판타지 소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이버 판타지 소설의 구비문학적 특성을 다음과 같다. 1) 구비문학의 연행처럼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연재를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매일, 혹은 며칠에 한 번씩 일정한 분량의 글을 올리고 독자들은 그 글을 읽는다. 그리고 글을 읽은 독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답글(리플)로 남긴다. 답글을 통해 독자와 독자, 작가와 독자의 의사소통이 일어나고 작가는 그 의견을 수용해 자신의 작품을 수정한다. 결국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인터넷 연재를 통해 완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이버 판타지 소설이라는 말은 단순히 텍스트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연재와 더불어 수반되는 모든 행위들이 문학이 되는 것이다. 구비문학의 연행을 통해 구비문학만의 특성을 구현하듯 사이버 판타지 소설도 연재를 통해 독특한 특성을 구현한다. 2) 언어적으로 구어적 속성을 가진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연재되는 텍스트와 그에 수반되는 모든 행위들을 문학으로 본다. 그 수반되는 행위라는 것이 곧 의사소통이기 때문에 그 언어들은 구어적 속성을 가진다. 그리고 텍스트 또한 구비문학적 언어유희가 많이 나타난다. 3) 양방향적 의사소통 구조를 가진다. 기존의 기록문학과 다르게 독자와 작가는 인터넷에서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다. 구비문학의 의사소통 구조와 유사한 모습이다.이런 의사소통 구조가 사이버 판타지 소설의 특성을 만들어 낸다. 4) 내용적으로도 기존의 소설이 언급하지 않던 신에 대한이야기, 전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타난다. 구비문학의 소재를 많이 차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구비문학과 많이 닮아 있다 그렇다고 구비문학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기록문학과 구비문학의 중간적 모습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구술문학인 것이다. 여기에 사이버 판타지 소설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문학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주변문학과 본격문학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현재 사이버 판타지 소설의 독자는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다. 본격문학의 위치가 허물어지고 그 자리를 오히려 주변문학인 사이버 판타지 소설이 대신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영상과 그림, 음악과 같은 비문학적 장치들을 문학의 품안으로 이끌었다. 그와 더불어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기존의 소설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 부족의 부족을 해결한다. 기존의 소설은 현실에서 있음직한 이라는 리얼리티에 구속을 받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소재의 다양성과 같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럼으로써 독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판타지 소설은 그런 리얼리티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그 리얼리티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리얼리티를 찾는다. 그런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그 영역을 크게 넓히고 있다. 이런 사이버 판타지 소설의 가치는 기존 문단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종합문학이다. 단순히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문학이 아닌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좀더 사이버 판타지 소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형태라는 관점에서 사이버 판타지 소설은 우리 문학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