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는 이미 우리 교육현장에서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고, 여러모로 그 목적과 방법 면에서 선다형 평가가 충족할 수 없는 부분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수학교과에 있어 아직까지는 여전히 선다형 지필평가가 수행평가에 비해 월등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특히 수학 교과가 타 교과에 비해 그 정도는 두드러져 보인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로 수학교과의 특성상 성취도를 측정하는 가장 손쉽고 빠른 방법이 선다형 평가이고, 수행평가의 평가기준이 그 타당도과 신뢰도, 객관도 면에서 아직까지는 선다형 평가보다는 신뢰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 수 있다.
학생들이 문제를 풀어 같은 정답을 얻는 데 있어, 그 과정의 모습은 교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할 수 있다. 가르치는 한 명의 교사가 생각지 못한 색다른 방법의 풀이를 수십, 수백 명의 학생들의 머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들을 모두 한 가지 가치로만 채점한다는 것이 과연 당연한 것일까?
예를 들어, 선다형 평가에서 논리적인 사고에 의한 풀이와 거꾸로 대입한 결과에 의한 풀이가 같은 답을 얻었다고 하여서 똑같은 점수로 평가되어지는 것은 분명 모순이 있다. 그래서 다소나마 확률적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선다형 문항들을 될 수 있으면 여러 번 반복하여 평가하는 것이 좀 더 일반성을 띤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나, 이는 평가과정상 어느 정도 한계가 있고 평가시간의 확보에 있어서도 실시하기에 무리가 있다.
따라서 수학교과의 수행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는데 있어서 몇몇 형태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수행평가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경험하게 하여 학생들이 좀 더 확산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확산적 사고의 가치를 인정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유도하는 과정을 상기시키는 교수-학습은 나아가 궁극적으로 학습 성취도와 수학교과에 대한 긍정적 태도의 향상을 기대하는데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확산적, 논리적 사고의 개발을 위한 교수-학습과정에서의 한 수단으로서 포트폴리오는 예체능 분야뿐 아니라 모든 교과에 있어서도 충분한 활용의 가치가 있다고 보인다. 자료의 개발과 충분한 객관성을 가진 평가기준의 마련이 필요한 만큼 수행평가로서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포트폴리오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되어져야 한다.
앞서 본 논문의 연구내용으로 정한 세 가지 항목에 대하여 결론을 정리해 보면
1)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위한 수행평가로서의 포트폴리오 평가문항을 개발하는 것 못지 않게 힘든 작업 중의 하나가 신뢰도와 타당도를 갖춘 객관적인 채점기준의 제작이었다. 수 행평가라는 것이 교사 혼자 실시하는 것이 아닌 동일교과 내의 교사들 간의 협의와 학년에 서의 합의과정이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이 포트폴리오에 대한 평가 실시를 위한 준비 작업 은 교사의 포트폴리오 평가에 대한 인식 및 수용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 또한 좋은 평 가문항과 명확한 채점기준은 여러 교사의 협의와 논의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인식과 필요성에 대한 확산이 아직은 미흡하 여 문항개발 및 채점기준의 마련은 아직 활발하지 않다. 이것은 교사의 수가 소규모 학교건 대규모 학교건 크게 형편이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학교현장 상황과 무관하게 대부분의 수학교사들이 수행평가를 주로 주관식, 서술형 문항으로 국한하여 평가하고 있다 는 것이 앞의 본론(p.27)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의 활발한 활용은 비단 수학교과뿐 아니라 전 교과에 있어 충분한 연구와 자료의 제공으로 자꾸 인식을 확산시켜, 교육현장에서 더 이상 생소한 평가수단이 아 닌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2) 포트폴리오 평가를 실시하기 전과 후의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의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성취도는 평가수단에 의한 변화보다는 학습내용의 난이도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고 보인다. 즉, 포트폴리오 평가가 학생의 학습수준을 크게 향상시킨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는 것이다.
수행평가가 가진 목적이 결과의 평가가 아닌, 과정의 평가라는 면에서 보면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결과라고 생각되어진다. 이것은 수학교과에 있어서 문제해결의 도달점에 도착하 느냐, 못하느냐는 평가수단에 의해서 고무되어진다기보다 학생의 인지능력과 학습의욕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의 학습수준에 따른 포트폴리오에서는 학습수준이 높은 학생일수록 풀이과정이 좀 더 계획적이고 기호의 사용에 더욱 익숙함을 보였다. 아무리 정답에 도달 여부는 같았다 하 더라도 식의 수립이나 문자와 기호의 사용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음을 보였다. 그리고 난이 도가 높은 문제가 주어지면 학습수준이 낮은 학생들은 그 포기 사례가 더 많기는 했으나, 좀 더 정교하고 세밀한 단계로 나누어 풀이하게 유도하면 그 성취도는 학습수준이 높은 학 생들과 다소 수준을 맞출 수 있는 정도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3) 포트폴리오 평가 실시 전후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였던 부분은 단연 수학교과에 대한 태도 변화이다. 포트폴리오가 가진 다양한 형태의 과제는 개인별 또는 조별 학습에 있어 학생들 간의 의사소통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평소에 수학에 있어 부담을 느껴하던 학습자에 게 주변의 도움을 좀 더 용이하게 한 결과라 생각된다. 특히 사전에 실시한 서술형 평가 및 관찰법에 의한 평가보다, 포트폴리오 평가를 선다형 지필평가와 구분한 수행평가의 본 목적 에 더 맞는 평가로 학생들은 인식하고 있었다. 즉, 몇몇 형태로만 국한된 수행평가보다는 새로운 수행평가 방법의 다양한 시도와 검정이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 충분한 자극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발맞춰 다양한 프로젝트를 접함으로서 더 풍부한 포트폴리오의 수집은 수학을 진학의 도구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닌, 실생활의 해결책으로 또는 수학을 공부하면서 성취감을 가지게 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 포트폴리오의 작성이 매 시간의 과제나 수업현장의 보고물이다보니 일반적인 과제물의 양과 크게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생 스스로 자료의 묶음의 양만 을 보고 학습의 양이 이전보다 훨씬 많다고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한 단원이나 한 개념을 학습하는 기간 동안 자료를 수집, 보관, 관리, 활용하는데 있어 어린 학생들에게는 아직 미숙한 부분이 있어 종종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은 포트폴리오를 처 음에 접했을 때의 모습이고, 이런 모습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정이 더 나아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