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황순원 소설의 ‘인간성 회복’제재 소설을 바탕으로 바른 인격 함양을 목표로 하는 독서치료 방법을 연구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에 이르러 독서치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대부분 독서 치료의 효과를 검증하는데 비중을 두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활발한 독서치료 연구는 청소년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어 자아를 형성하고 학교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여전히 독서치료의 연구는 치료의 결과와 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학교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독서 치료 모형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글에서는, 황순원 소설의 장인 정신과 전통 지향성, 순수한 생명 사랑 등의 주제를 다룬 작품을 바탕으로 바른 인격 함양을 목표로 하는 독서치료 방법을 연구하고 실질적인 모형을 제작하여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론의 첫 번째 장에서는 독서 치료의 원리와 필요성을 살펴봄으로써, 독서치료 참여자가 독서에 의해 유발된 대리적 경험을 통해,‘동일화,‘카타르시스,‘통찰’을 경험하고‘가상의 인물’과 상호작용함으로써 모방하고 반응하며, 대리 경험이 실제 생활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청소년기의 바른 정체성 확립과 건강한 학교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문학을 통한 독서 치료는 중요성을 갖으며, 황순원 소설의‘인간성 회복’제재가 치료 원리를 통해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황순원 소설의‘인간성 회복’제재 작품을 분석하고, 그것이 현대의 청소년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전제로 하여 독서치료 모형을 제시한다.‘독짓는 늙은이’는 송 영감의 삶을 통해 독자가 느낀 장인정신에 대한 물음을 던질 수 있다. 단지 물음에 답하는 형식이 아닌 독자가 직접 전통이란 딱딱하고 답답한 옛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몸과 생각에 스며든 사상임을 알 수 있도록 지도한다.‘황노인’은 우리의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을 담은 소설이다. 학생은 독서 치료의 원리에 따라 제작된 모형을 통해 자신이 가족 내에서 해야 할 일은 물론,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다.‘목넘이 마을의 개’는 6.25라는 각박한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메마른 현대인의 삶과 비교하기 좋은 작품이다. 학생은 신둥이와 소외 계층의‘동일화’를 통해 자신이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이나,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곡예사’는 피난민에게 냉정한 부유층의 삶을 통해 몰인정한 사회에 분노하고 반성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학’은 6.25라는 시대적 상황과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는 인간 사랑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어떠한 사상보다도 인간에 대한 신뢰와 우정이 우선 시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송아지’는 생명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어 독서 치료 과정을 통해 인간은 물론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기르게 할 수 있다.
문학 작품은 삶을 반영하기 때문에 청소년은 좋은 문학 작품을 통해 세계를 간접체험 하고 자기 반성은 물론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물질문명과 개인주의를 매일 접하는 현대의 청소년에게 인간애를 기반으로 하는 황순원 작품은 인격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독자는 문학을 통해 삶의 문제점을 깨닫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동적인 자세는 물론, 작품 감상 능력까지 얻을 수 있다. 필자는 독서치료의 효과를 증명하는 논문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독서치료 모형 마련이 미흡함을 깨달아 황순원 소설의 ‘인간성 회복’ 제재를 중심으로 독서치료 모형을 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