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고전소설 수업을 통해 인성을 함양시키는 방안에 대해 고찰한 것으로, 그 적용대상은 중등교육과정의 학습자가 되었다.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조성하고, 아울러 자신의 삶을 조망할 정체성을 확립해야하는 청소년기는 말 그대로 ‘결정적’ 교육의 시기가 된다. 학습자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인격을 심어주기 위하여 한국의 교육은 인간교육, 전인(全人)교육 등 학교교육과정을 통한 인성교육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왔으나 안타깝게도 이는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한 공허한 슬로건으로만 그치고 말았다. 본고에서는 미래사회에 대비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인성교육의 방안으로 고전소설 수업을 제안하였으며, 그 구체적 논의들을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Ⅱ장에서는 고전소설의 특징적 성격 및 인성교육의 개념과 의의를 살펴본 뒤, 그를 바탕으로 인성교육의 방안으로서 고전소설 수업이 갖는 적합성 및 효용적 가치에 대해 고찰해보았다.
고전소설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전승되어 오는 과정 속에서 훌륭한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들로서, 선 · 악의 유형적 인물 간 대립을 통해 권선징악의 주제를 실현해내며 인간살이에서의 변하지 않는 진실과 교훈을 담는다. 또한 연쇄적인 고난-극복의 서사 구조는 읽는 이에게 삶을 성찰하고 생의 문제 해결에 대한 방법 모색의 기회를 줌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까지도 품어볼 수 있게 하는 효용적 가치를 갖는다.
다음으로 ‘인성교육’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위해 ‘인성’과 ‘교육’의 개념을 분리하여 살펴보았다. 먼저 인성에 대한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는 ‘개인의 특성적 사고와 행동을 결정지어 주는 바탕 마음’ 쯤으로 축약되었으며, 인간의 바람직한 성장에 대한 활동으로 정의되는 교육은 그 본질적 의도에서부터 인성의 영역을 포함하고 있었다. 연구자는 인성교육에 대해 ‘개인의 바람직한 지 · 덕 · 체를 함양하기 위한 모든 형태의 인간 활동’이라는 정의를 내렸는데, 이것은 ‘인성’과 ‘교육’의 두 개념을 형평성 있게 다루어 조합하려는 노력이었다.
21세기 한국 사회는 전통문화와 서구문화라는 두 이질적 가치의 충돌이 낳은 혼란 상태에 빠져있으며, 이 도덕적 위기의 시태에서 바람직한 품성의 인간을 길러내는 ‘인성교육’은 절실한 해결의 의미를 갖는다. 고로 교육과정에서는 가정 및 사회와 손잡은, 지식-교과교육과의 랑데부를 이룬 통합 · 구체적 모형의 인성교육을 구안하여 실천해내야 한다.
시공을 막론하는 인간사의 진리를 ‘이야기’라는 서사의 구조 안에 담아낸 고전소설은 제도 교육 안에서 인성교육을 내실화시켜낼 적절한 방도가 된다. 권선징악의 결말을 향해 전형적 인물들이 일궈가는 고난-극복의 서사 구조는 학습자 내면에 선을 추구하는 정서 및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심어주며 청소년기 건강한 자아가치관 형성에 바람직한 기여를 한다.
Ⅲ장에서는 인성교육 자료로서 고전소설이 갖는 이러한 효용적 가치를 바탕으로, 고전소설 수업을 통한 인성교육의 구체적 방안을 구안하여 보았다. 그 과정은 크게 1. 갈등분석, 2. 역할 바꾸기, 3. 올바른 자아상 확립으로 나뉘며 이는 인성교육의 기본절차를 염두에 둔 마련이었다.
1. 갈등분석의 단계에서 학습자는 (1) 심리적 내면세계 분석, (2) 인간관계 분석의 활동을 통해 텍스트에 대한 성실한 이해와 감상을 마침과 동시에 자신의 도덕성을 객관적으로 점검해보는 비판적 사고활동에의 시작에 들어서게 된다. 갈등분석 단계의 수업에 도입될 구체적 활동으로 연구자는 ① 관계 속의 ‘나’를 통해 나를 소개하는 글쓰기, ② 나의 인간관계를 도표화 해보기 등의 활동을 제안해보았다.
2. 역할 바꾸기의 단계는 (1) 나쁜 인물 되어보기와 (2) 착한 인물 되어 보기의 활동으로 구성되어지며 이 ‘동일화’의 과정들은 ‘나’를 버리고 ‘남’을 이해하며, ‘남’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는 성찰과 수련의 시간이 된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 학습자들은 ① 재판 상황을 통한 자기 변론하기, ② 현대사회 속으로 고전인물 끌어오기, ③ 착한 인물이 되어 용서하는 연습하기, ④ 착한 인물이 되어 며칠을 보내고 생활일지 써보기 등의 활동을 통해 점진적으로 인성을 함양하게 된다.
3. 올바른 자아상 확립은 인성개발을 위한 고전소설 수업이 도달할 최종 목적지로서, 1. 갈등분석, 2. 역할 바꾸기의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인성을 함양하기 위한 ‘이론적 방법’을 익힌 학습자는 이제 그를 총체적으로 분석, 통합하여 마침내 새로운 나를 계획하고 실현하는 ‘현실적 실천’에의 시도에 들어가게 된다. 그 구체적 노력으로는 ① 자기 평가서 쓰기, ② 나를 계획하고 주변인들에게 서약 도장 받기 등의 활동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교실수업을 넘어 생활 전체를 통해 수행되는 장기적이며 자발적인 학습자 과제가 되겠다.
교육은 학습자에게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품성을 길러주고, 동시에 자아실현을 위한 능력을 개발시켜주는 두 가지 임무를 골고루 수행하여야한다. 본 연구가 지식-교과교육에 지나치게 편중되어있는 현 우리 교육에 사고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인성교육 자료로서 고전소설이 갖는 효용가치를 밝히고, 학교교육과정을 통해 실현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보았다는 데에 연구의 의의를 두고자 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