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북한의 중학교 영어 교과서와 남한의 영어 교과서를 비교 분석하여 유사점과 차이점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2013년 개정된 북한 초급중학교 2학년 영어 교과서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반영된 3종의 남한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를 외형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으로 나누어 이들을 비교 분석하였다. 남북한 영어 교과서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각이미지(삽화)와 색도를 살펴보면 남한 경우에는 4도망을 통하여 실물을 재현했고 보편적인 영어권의 문화를 담은 풍부한 시각자료를 제시했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낮은 색도를 이용하여 섬세한 실물 재현에 제한이 따랐고 보편적인 영어권의 문화 소개에 관한 삽화가 부족하였으며 머리말에서는 북한의 경우에는 사회주의 체제 유지의 수단으로서 영어교육이 이용되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남한의 경우에는 세계인들과 소통의 도구로 영어가 꼭 필요함을 명확히 하였다.
둘째, 남한의 경우는 종합적이고 통합적 교수요목을 활용하고 있었지만, 북한의 경우는 문법 중심/구조주의 중심의 편중된 교수요목이 적용되어 있었으며, 단원 소재를 살펴보면 북한의 경우에는 특정 소재에 편중되어 있었고 남한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나선형 접근법을 토대로 다양한 소재들이 사용되었다.
셋째, 문법을 살펴보면 문법제시 방법과 지도방식에 있어서 남북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발음 면에서 남한의 경우는 세계 영어(World Englishes)의 추세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어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영국식 영어에 치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넷째, 어휘 수 측면에서 북한의 경우에는 이수 어휘 수를 학년별로 제시하였고 남한의 경우에는 학교급 단위로 제시하였다. 외래어 측면에서는 남북 교과서에서 사용된 외래어 낱말 가운에 무려 74% 이상이 중첩되어 사용되었고 영어 단어 수준 번역에서는 의미 전달에 어려움은 없어 보였으며, 다빈도 어휘를 비교해 보면 남북한 영어 교과서의 다빈도 어휘목록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향후 통일대비 남북한 공동 영어 교과서 개발 및 제작 시 다음과 같은 보완점과 시사점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여러 학자의 교과서 외형적 측면의 요소를 토대로 영어 학습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끌어내고 내구성이 높으며 우수한 편집 디자인 기술이 적용된 매력적인 교과서가 제작될 필요가 있다.
둘째, 통합적이고 종합적인 교수요목을 토대로 유의미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교과서의 구성과 체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남북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 수 있는 공동의 소재목록을 발굴하고 이를 내용으로 하는 교과서가 제작될 필요가 있다.
셋째, 문법 영역에서 Thornbury(2004)가 주장한 적절한 요소들을 토대로 언어 형식의 비율을 알맞게 결정하여 교과서를 제작할 필요가 있고 ‘세계 영어’ 추세에 맞춰 교과서 제작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넷째, 코퍼스를 이용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어휘 추출 방식을 통하여 어휘를 추출하고 어휘에 관한 지침과 학교급별 난이도를 제시할 필요가 있고, 남북한 간의 동질성 유지와 영어 단어 번역의 어려움 감소 그리고 공동의 다빈도 어휘목록 확장을 위하여 남북한 간의 지속적인 언어 교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남북한 중등영어 교과서를 외형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으로 나누어서 보다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하여 이들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바탕으로 향후 통일대비 남북한 공동 영어 교과서 개발 및 제작 시 시사점을 제언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