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중산층 여성의 삶의 맥락을 살피고 그들이 명시적인 일의 세계를 떠나 다시 ‘일터로 되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탐색하여 중산층 여성이 다시 일터에 재진입 하게 되는 동인과, 그 가운데 발생한 학습의 일상성, 그리고 여성으로서 겪게 되는 삶의 맥락을 성인교육의 관점에서 질적 연구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명시적으로 일터에서의 단절을 경험한 이후 다시 재진입에 성공한 중산층 여성들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고, 구성주의적 근거이론으로 접근하여 연구를 실시한 결과 핵심범주는 ‘중산층의 여성이 결혼으로 말미암아 명시적인 일의 세계에서 단절을 경험하고 일상의 삶 속에서 다양한 심리적 동인과 사유를 겪으며 학습의 본능을 자각하며 자아와 세계의 확장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일의 세계를 떠나게 되었다. 배우자의 주거지나 직장 근처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으며, 결혼생활과 실업의 상태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신혼생활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였고, 새 생명의 잉태에 행복을 느끼기도 했지만, 소외와 단절의 불안감이나 주변인들의 부정적인 평가 등에 심리적 동요를 겪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뒤이어 찾아온 임신과 출산, 육아 등의 시간을 대부분 홀로 감내하며 다양하고 복잡한 심경을 겪고 있었다.
이후 소멸되지 않은 재기의 욕구 속에 때로 모성과 자아의 충돌을 겪기도 하며, 배우자의 무시와 비난으로 인해 열등의식을 부정적으로 표출해 나가기도 하고, 이른바 ‘잘난’ 시댁으로부터 낮아진 자존감으로 인한 자극도 받아 가며, 일터 재진입을 위한 ‘근성’을 키워가기 시작했다.
또한 일터 재진입을 위해 다양한 일상의 학습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첫째, 주변인들로 부터의 자극을 통해 강한 질투심을 느끼며 이를 학습의 열정으로 치환시키는 모습을 보였으며, 둘째, 아이의 출산 후 몸조리를 위해 입소했던 조리원에서 만난 또래의 인물들과 강한 유대의식을 가지고 함께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공유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셋째, 텔레비전만 틀면 나오는 나보다 ‘잘난 여자들’을 시청하며 그들에게 느꼈던 열등감을 열정으로 승화시켜 본인의 자아실현을 위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넷째, 보육의 의무가 없거나 보육의 대행자가 있을 경우 ‘아이를 출산하듯’ 학습을 경험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여성은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삶의 맥락을 거치며 경력의 단절을 경험하고 타인 앞에서의 ‘체면의식’과 자아실현이라는 내면적 욕구와 경제적 필요성이라는 외면적 욕구의 중심현상을 거치며 소외와 열등의식을 느끼기고 하고, 재기의 욕구와 의지도 다지며 상호작용 및 전략의 방편으로 개인의 환경과 배경에 따라 다양한 일상의 학습 경험을 거친다. 이를 토대로 여성은 목표로 했던 일터 재진입에 성공하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함과 동시에 내면적으로도 외면적으로도 성장한 자아를 인식하게 된다.
또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축적하게 된 다양한 경험들은 경력의 단절을 거치며 잠시 사회와 분리되었던 여성들에게 새로운 사회적 관계망의 확장도 가능하게 하였다. 성공적인 일터 재진입의 경험과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바탕으로 타인의 인정을 받게 되었고 이는 긍정적 자아인식과 삶의 행복으로 이어지며, 자신이 경험했던 학습경험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을 체감하여 ‘학습’을 ‘삶’ 그 자체로 인지하며 ‘학습전이’의 주체자로 발전하는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본 연구는 중산층 여성의 삶 속에 발생되는 ‘경력의 잠시 멈춤’ 상태를 살펴, 그녀들의 일상생활 경험 속에서 어떤 동인을 통해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를 원하게 되는지, 그리고 돌아가기 위해 어떤 준비와 경험을 거치는지, 그 가운데 유기적으로 의미 있게 작용하는 ‘일상의 학습경험’을 탐색하여 성인의 ‘삶’과 ‘학습’에 대한 접점을 고찰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