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이직과정에 나타난 일 경험과 일의 의미

Abstract

본 연구는 이직경험이 있는 청년들의 일 경험과 일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한다. 취업난이 계속되는 현재 한국의 노동시장 상황에서 청년들은 어렵게 구한 직장을 나와 다시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청년들의 이직에 대한 원인과 문제해결방안에 대한 논의는 이미 양적으로 축적되어 오고 있다. 청년 이직 선행연구의 관점들은 대부분 청년들의 이직현상을 주로 해결해야 되는 문제적 사건이나 사회적 손실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변화된 노동구조에서 평생직장과 같이 안정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직장의 수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청년들에게 있어 이직이란, 자발, 비자발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일상이 되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이직은 반복된 구직활동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직업과 일은 사회적 활동으로서 매우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시대나 문화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져왔다. 사회구성원들이 직업과 일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고 볼 때 직업적 변동을 상시적으로 겪고 있는 지금의 청년들이 직업과 일에서 무엇을 고민하며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직이라는 구직과정을 경험한 청년들의 주관적 서술을 통해 이들이 직업과 일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살피고자 한다. 취업을 하고 일을 한 뒤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청년들이 직업과 일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직업과 일을 어떻게 의미부여 하는지 이들의 생애 과정적 맥락 안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이직경험이 1회 이상 있는 2-30대 수도권 중상위권 인문사회계열 대졸 청년 7명을 중심으로 심층면접을 하였으며 현상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Colaizzi의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자발적 이직, 비자발적 이직을 경험하였는데 대다수는 구조적 한계로 인하여 표면적으로는 자발로 보이는 이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의 심층면접을 분석한 결과 구직과정성찰, 일의 의미부여, 사회관계 상호작용이라는 3가지 대주제가 도출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있어서 이직이란 행위는 매우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자신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여기고 있었다. 일에 대한 정의는 참여자들 마다 다양했으며 대부분은 돈을 벌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여겼다. 언뜻 보면 경제적 수단으로 일이란 활동을 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말하는 ‘하고 싶은 일’들은 각 개인의 삶의 맥락마다 매우 다양한 의미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참여자들이 구성하는 일의 의미는 크게 ‘생계유지’, ‘자아실현’, ‘사회적 역할(책임)’, ‘인정’ 등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 경험과 일의 의미에 대한 분석결과 이들은 직업과 일을 선택하거나 고민할 때 개인적 차원에서만 고민하지 않았고 자신이 맺고 있는 친밀한 주변관계들을(가족관계, 친인척) 의식하거나 이들의 영향 속에서 직업적 선택과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한국적 맥락에서의 부모부양이나 효 규범을 바탕으로 한 성인자녀로서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족집단 외에도 참여자들은 주변 또래집단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사회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청년집단의 구직과정에서의 한계와 어려움을 공감을 하는 동시에 이들의 구직태도를 비판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이 연구를 통해 청년들이 직업과 일 사이에서 개인적 차원에서의 생계유지만을 목표로 하거나 경제적 수단으로서의 직업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