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는 술중 극심한 혈압 변동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당일 아침에도 평소 복용하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Prys-Roberts 등, 1971) 이러한 수술 전 혈압 조절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혈압 환자들은 마취 유도 후 기관 삽관전까지는 저혈압을 보이고, 기관내 삽입 시에는 심한 혈압상승을 나타낸다. 마취 유도 후 발생하는 저혈압의 원인은, 고혈압 환자들은 체내 수액량 부족 상태인 경우가 많고 또한 대부분의 전신마취제와 항고혈압제는 혈관확장효과나 심근억제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Morgan, 2006).
현재 전신 마취 유도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thiopental sodium은 작용 발현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른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심혈관계에 대한 영향으로 심혈관계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에서 투여 시 현저한 혈압하강이 야기되는 단점이 있다 (Chamberlain 등, 1977; Berthoud 등, 1993).
근래 임상에 도입되어 전신마취 유도제로 사용되고 있는 etomidate는 정주 시 신속하고 강력한 효과를 보이고 심혈관계와 호흡기계에 대한 작용이 미미하여 심폐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약물이다 (Holdcroft 등, 1976; Criado 등, 1980; Gooding 등, 1979; Giese 등, 1985).
본 연구에서는 고혈압 환자에서 전신 마취 유도 시 통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thiopental sodium 에 비하여 etomidate를 사용하면 좀 더 혈역학적으로 안정적인 마취 유도가 가능한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계획수술이 예정된 환자 중 고혈압이 있으면서 미국마취과학회 신체등급 분류 2 또는 3등급에 속하는 75세 이하의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하였고, 무작위로 thiopental sodium 과(Group 1, n=18) etomidate(Group 2, n=12)로 마취 유도를 하는 군으로 나누었다. 연구 대상 환자의 성별, 미국마취과학회 신체등급분류, 나이, 키, 몸무게는 두 군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환자가 수술방에 도착하고 3 전극의 심전도, 혈압, 맥박산소 포화도 감시를 시작하였으며 200-300 ml의 정질액을 투여하여 혈역학적 안정을 도모하였고 수축기혈압, 이완기혈압, 평균혈압, 심박수를 측정하여 기준값으로 하였다. 환자들에게 fentanyl 1.5 ㎍/kg를 정주한 후 무작위로 두 군으로 분류하여 thiopental 4 mg/kg(1군) 또는 etomidate 0.2 mg/kg(2군)을 정주하였고 이 시점부터 수축기혈압, 이완기 혈압, 평균동맥압, 심박수를 측정하였고, 1분 간격으로 상기 활력지수를 측정하였다. 환자의 의식이 소실되었을 때 sevoflurane 4 vol%로 용수조절 환기를 시행하고 rocuronium 0.7mg/kg을 정주하였으며, 5분간 용수조절 환기 시행 후 기관 내 삽관을 시행하였다. 정맥 마취제 투여하고 5분이 지난 이후에도 수축기혈압이 130mmHg 이상일 경우 nicardipine 0.5mg 을 투여하였고 (Tobias, 1995; Song 등, 1997), 지속적으로 용수조절환기를 시행하며 수축기혈압이 130mmHg 미만이 되거나 기준치 혈압의 20% 이하가 될 때 기관 내 삽관을 시행하였으며, 5분 경과하기 전에 수축기혈압이 90mmHg 미만이거나, 평균혈압이 60mmHg 미만으로 감소할 경우 3분이나 4분 경과시에도 기관 내 삽관을 시행하였다.
기관 삽관 직후와 1분 후부터 5분 후까지의 수축기혈압, 이완기혈압, 평균혈압과 심박수를 1분 간격으로 기록하였으며, 삽관 직후 수축기혈압이 190mmHg 이상인 경우 nicardipine 0.5mg을 투여하였다. 이후 sevoflurane 2.0 vol%와 산소 분당 2 L, 공기 분당 2 L로 마취 유지를 하고 관찰 기간 동안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았다.
thiopental 군과 etomidate 군 모두 마취 유도제 투여시점 부터 기관내 삽관 전까지 심박수,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평균 혈압이 감소하였고, 기관내 삽관 시 심박수,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평균 혈압이 상승하였으나 두 군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고혈압 환자에서 마취 유도시 저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이유로 저혈압이 있는 환자에서 마취 유도시 혈역학적 안정성을 위하여 사용하는 etomidate를 고혈압 환자의 마취 유도시 사용한 결과 thiopental sodium과 안정성이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는 고혈압 환자의 전신마취 유도시 어떤 마취제가 더 우수하다고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며 동일한 안정성을 갖고 있다는 기존의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Miller, 2010). 이는 본 연구에서 심혈관 예측 지표 중 중요한 위험지표들을 가진 환자나, 심장위험도 평가에서 높은 위험도의 수술은 제외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