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은 전통적인 인력 집약적인 형태의 수주 산업으로써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건조 기간이 평균적으로 2년 정도에 걸쳐 진행되며, 최초 견적 단계에서부터 미확정된 정보에 의해서 계획을 수립하고 점차 상세화되고 구체적인 정보에 의해 생산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건조 환경하에서 선박 건조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재료비에 대한 견적/계획/실적/추정/차이분석은 프로젝트 원가관리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선박 건조 기간이 길고 수십 척의 다양한 선박을 동시 건조하는 대형 조선업체에서 재료비 원가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가 쉽지 않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원자재의 부품수가 수만에서 수십만에 이르는 정도로 많고, 원자재 납품 협력사 또한 대형 제조업체에서부터 영세업체에까지 국내외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대형 조선업체에서는 지난 십 수년간의 이러한 재료비 원가관리에 대한 개선을 시도하였으나, 프로젝트 단계별 또는 관련 조직간의 관리 기준이 다르거나, 또는 방대한 량의 데이터를 잘 정제하여 활용할 수 있는 단위로 관리하기가 어려움에 따라서 큰 지표 중심의 개괄적인 관리 수준 정도로 그치고 있었다. 프로젝트 수주 초기에 재료비에 대한 목표 원가를 설정한 후, 이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별 목표량을 할당하고 최종 결과에 대한 평가의 형태로 재료비 원가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방법으로 위기를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2003년경부터 조선 경기의 활성화를 계기로 국내 대형 조선업체에서는 기업의 영속성을 추구하기 위해 기술력 향상 및 내부 효율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였다. 그 중 내부 효율성 향상을 위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 전사적 자원관리)를 도입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원가관리를 위한 프로세스 혁신 및 관리 기준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D사에서도 원가관리를 위한 새로운 시도로 표준원가제도를 검토하였으나, 조선업의 특성상 최종 제품이 선박 자체이다보니 중간 반제품을 대상으로 표준원가를 설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사한 선박이라 하더라도 선박의 주요 항로 차이에 따른 선박의 사양이 다르고, 또한 건조 기간이 길다보니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생산 공법의 발전 및 주요 원자재의 사양이 많이 바뀌는 상황이어서 반제품에 대한 표준원가를 설정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즉, 유사한 선박의 유사한 반제품이라 할지라도 실제 BOM이 결정될 때까지는 해당 반제품에 투입되는 원자재의 정확한 사양과 수량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D사에서는 선박의 최종 인도단계에서 주요 원자재 그룹별로 차이금액을 파악했던 전통적 원가관리 방법의 변화를 시도하였다. 즉, ERP를 통해서 방대한 량의 트랜잭션 데이터를 관리하고, 선박 건조 진행 단계별로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계획 대비 실적을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대형 선박 건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원자재를 대상으로 상위 개념인 재료비CG(Cost Generator)를 관리도구로 정의하고, 이를 통해 재료비에 대한 계획 수립과 실적 집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나아가 재료비의 잔여 추정 및 차이분석을 통해서 프로젝트 기간 동안의 재료비 위기 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사례를 통하여 제시한다. 또한, 이렇게 정비된 데이터를 향후 유사 선박 수주 프로젝트에 활용하여 신뢰도 높은 견적 데이터 작성 및 견적의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는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