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시작과 끝을 공간 안에서 보내는 공간적 존재인 인간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공간을 점유하는 것이 아닌 공간에 ‘거주(居住)’하는 인간은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의미와 관계를 형성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이를 통해 학습한다. 이처럼 인간이 생활하는 공간은 시대의 흐름과 상황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거나 변화한다. 최근 학교라는 특정 공간을 벗어난 교육공간의 확장과 인간의 삶 전체에 걸친 활동을 학습이라는 인식이 확대됨에 따라 인간이 삶을 영위해 가는 일상 생활공간에서의 경험에 대한 교육학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인간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거와 업무 공간 중에서도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새로운 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에서의 인간 활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5년에 비해 업체 수는 약 30%, 이용자 수는 약 30만 명이나 증가한 시대흐름에 맞춰 변화된 대표적인 공간이자 인간의 삶과 연관성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의 목적은 코워킹 스페이스의 이용자들이 주어진 공간을 활용하는 유형과 과정을 통해 어떤 학습을 경험하고 그 경험은 어떤 학습적 의미를 지니는가를 탐색하는 것이다.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울 시내 코워킹 스페이스 중 한 곳을 선정하고 참여관찰을 수행하였고, 이곳을 이용하는 이용자 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첫째, 코워킹 스페이스의 이용자들은 ‘공간 만나기, 공간 배우기, 공간 길들이기’의 방법으로 공간을 활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용자들은 공간을 만나고 배우는 과정에서 주어진 공간이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학습한다. 이렇게 주어진 공간을 이용자들은 그대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공간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 변형 혹은 재구성해 자신만의 공간으로 길들여 활용한다.
둘째, 공간활용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자신의 무지(無知)를 자각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정보나 지식, 기술 공유의 상호작용을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사유(思惟)를 통해 학습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용자들은 새로운 공간, 사람, 분야에 대한 자신의 무지(無知)를 자각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사유(思惟)를 통해 새로운 배움을 결심하고 다른 이용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서로의 정보나 지식, 기술을 공유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한다.
이러한 주어진 공간에 대한 이용자들의 다양한 활용과 공유의 상호작용,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사유(思惟)는 우리가 물리적으로 주어진 공간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공간뿐만 아니라 타인, 그리고 자신과의 상호작용이 발생되며, 이와 같은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을 경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공간에 거주(居住)하는 공간적 존재인 인간은 물리적으로 주어진 공간을 자신만의 공간으로 길들이며, 이렇게 재창조된 공간에서의 경험을 통한 학습은 또 다른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자발적으로 학습활동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의 학교라는 교육공간을 넘어서 보다 다양한 인간의 생활공간에서의 물리적 공간을 길들여 자신만의 공간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에서의 학습경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