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서의 표피디자인은 역사의 흐름에 따라 문화와 양식 그리그 그 시대의 기준을 상징하는 지표이다. 건축물의 입면을 결정하는 표피디자인은 기능과 프로그램, 구조, 혹은 건축가의 시대적 개념까지, 건축의 다른 어떤 요소들 보다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내부공간의 구조와 장식의 종속적 개념이었던 근대이전의 건축표피의 시대를 지나 근대 이후, 건축구조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여 공간을 감싸는 표현의 수단으로써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현대 건축표피디자인은 지속적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형태적, 재료적, 구조적 실험으로 건축 자신의 정체성 표현의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본 연구는 개성과 정체성을 표출하기 위한 장치로써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 건축표피 디자인의 관심으로부터 출발하였다. 또한 모든 사람이 패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문화/사회적으로 연결점을 갖듯이, 건축 또한 표피를 통해 도시 속에서 자신을 표현한다는 공통점에 주목하였다. 이 두 분야는 3차원의 공간과 볼륨을 창조하며 재료, 과학기술,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각각의 학문분야를 최첨단으로 끌어올리면서 부드러웠던 의복은 좀 더 구조적으로, 구조적이었던 건축물은 좀 더 유연하게 변화하고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패션과 건축의 공통점과 가능성을 재료적인 측면에서 탐구하고자 하였다. 특히 패션에서 역사적으로 오래 이용되고 현재까지도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Fabric의 재료적인 특성을 분류하였다. 이 분류를 통하여 Fabric으로 인식되기 위한 필요한 조건들을 이해하고 Fabric의 물성을 파악하였다.
더 나아가 이러한 특성들은 건축표피 디자인에 적용 가능한 Fabric 표현 효과를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연구하고자 하였다. 현대 건축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구조적이고 직선의 디자인을 넘어 기존의 인식을 바꾸는 형태적, 재료적 표피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부드럽고 유연하며 가변적인 표피 디자인 시도가 Fabric이 가진 특성으로 정의할 수 있음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본 논문은 Fabric 표현이라는 특성 안에서 건축표피 디자인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재료를 중심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실현화 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Fabric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성을 현대 건축표피 디자인에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구축방법이 존재하며 표피에 쓰이는 재료를 활용하여 Fabric표현 효과를 가질 수 있다. 특히 건축물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Original Fabric, Plastic, Metal, Concrete 를 중심으로 하여, 이 재료들이 Fabric 효과를 표현하는 방법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분류하고 탐구하였다.
이러한 Fabric특성에 대한 분류와 건축표피 디자인에 적용된 사례 분석을 통해서 건축이 아닌 분야와의 디자인 방법론적 공통점과 함께 현대 건축표피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으며 더 넓은 영역의 표피디자인 표현가능성을 연구할 수 있는 기초 연구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